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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확진자 3번째로 많은데···러시아 선박발 집단감염, 항만검역 허점 드러내
세계에서 확진자 3번째로 많은데···러시아 선박발 집단감염, 항만검역 허점 드러내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06.23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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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검사 대상, 직접 검사 없이 입항···신고 받고 뒤늦게 검사, 16명 확진
러시아, 유럽대륙 확진자 절반 차지하는데도 고위험 관리대상 미포함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방역당국의 검역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1일 부산항 감천부두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 대해 해당 선박 선원 전체 코로나 검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 총 16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애초 검역 관련 서류를 전자시스템으로 제출하면 되는 '전자 검역' 대상이었다. 하지만 입항 다음날 원래 이 배에 타고 있던 선장이 중간에 코로나 의심 증상으 보여 러시아에서 하선했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뒤늦게 선원 전원에 대한 진단 검사를 실시하게 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금의 선박 검역체계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선박 검역체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선박이 입항할 때에는 서류상으로 전자 검역을 실시한다. 다만, 중국, 이란,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고위험국으로 지정돼 관리 대상인 나라에 대해서는 검역관이 직접 배에 승선해 검역 조사를 실시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러시아 선박의 경우 러시아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 보건당국의 고위험국 관리 대상에서 빠져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검역 대상이었던 러시아 선박은 전자 검역을 통해 부산항으로 입항 후 뒤늦게 선박 내에 확진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승선 검역을 실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세관·출입국관리·검역,해운대리점, 수리업체 등 접촉자 가운데 26명, 하역작업을 실시한 61명, 선박의 미확진 선원 5명 등 총 176명을 접촉자로 분류하여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번 상황에 대해 “러시아는 유럽 대륙 전체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50% 가까이를 차지 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고위험국 관리 대상에 빠져있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러시아도 고위험국 관리 대상으로 포함해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23일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역사회 16명, 해외유입 30명 등 46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총 1만 248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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