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임의비급여···보험사가 병원에 직접 보험금 돌려받아도 될까
알고 보니 임의비급여···보험사가 병원에 직접 보험금 돌려받아도 될까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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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임의비급여 사실 확인하고 환자 대신 병원에 대위소송 제기
1심은 보험사 승···2심 "대위청구 허용조건 충족 안된다"며 1심 뒤집어
중앙지방법원 내부 모습.
중앙지방법원 내부 모습.

보험금이 잘못 지급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환자를 대신해 의료기관에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보험사에 대해 2심 법원이 1심과 달리 보험사측에 반환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손해보험사 A사가 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권자대위소송 항소심에서 “보험사가 환자를 대신해 의료기관에 부당이득금 반환 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1심판결을 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자 C씨는 당시 엉덩방아를 찧고 의사 B씨에게서 ‘경피적 척추성형술’ 등의 치료를 받았다. C씨는 의사 B씨에게 진료비로 105만원을 지급했는데, 이 중 비급여 항목에 경피적 척추성형술 비용으로 47만3795원이 포함돼 있었다. C씨는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사 A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고, A사는 ‘경피적 척추성형술’ 비용을 포함해 보험금 148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A사는 “경피적 척추성형술은 '임의 비급여' 항목으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보험금으로 지급된 금액 중 경피적 척추성형술에 대한 진료비 상당액(47만3795원)의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보험사가 갖는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환자 대신 보험사가 반환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A사는 “설령 환자의 무자력이 증명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의료기관은 환자를 대위한 보험사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진료비 47만397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같은 보험사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의사 B씨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보험사의 청구(보험금으로 지급된 진료비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를 기각해달라”며 항소를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채권자인 보험사가 채무자인 환자를 대신해 권리를 행사(대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환자 C씨의 부당이득 반환 채권에 대한 '무자력'이 입증돼야 한다고 봤다. 즉, “C씨가 자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이상, 보험사가 C씨에 대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부당이득 반환 채권을 행사해야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채권자가 단순히 채권 회수의 '편의'를 위해 대위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가입자들을 일일이 방문해 보험금을 반환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번처럼 대위권을 행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이처럼 단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대위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고 판시했다. A사는 이번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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