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공 울리자마자···정부, 공공의대법 밀어붙이기 논란
21대 국회 공 울리자마자···정부, 공공의대법 밀어붙이기 논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6.09 1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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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하반기 입법 추진대책'에 포함, 의원입법으로 신속 추진 방침
의료계, "필요성·실효성 부족" 비판···의협-치협, 의대 증원 철회 요구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또다시 공공의대 설립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료계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법제처는 9일 국무회의에서 공공의대 신설 방안을 포함한 '2020년도 하반기 입법 추진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중에 국립공공보건 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제처는 특히 공공보건의대 설립 법안이 감염병예방법, 생활안정자금 융자 확대를 위한 근로복지기본법 등과 함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핵심법안으로 선정, 이들 법안을 신속히 국회에 제출해 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대 국회에서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활용하는 방식을 포함해 총 5건의 국립공공의대 설립 법안이 추진됐으나 결국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하지만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폐교된 서남대가 위치했던 전북 남원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용호 의원이 이미 공공의대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국회 개원 초기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지난 달엔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 입법의 '시급성'을 감안해 정부입법 절차 대신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입법안은 입법예고 이후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심의 등을 모두 거쳐 국회에 제출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면, 의원입법안의 경우 10명 이상 의원의 찬성만 받으면 곧바로 발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의대 법안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원입법 형태로 공공의대 신설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달 안에 세부적인 법안 내용과 법안을 대표발의할 의원 등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공공의대를 신설할 필요성이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8일 이상훈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에 의대·치대·한의대 정원 증원 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 공공의료TF 간사인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는 "일반 커리큘럼 교육을 받은 의대생을 중심으로 공보의나 공공의료기관 인력을 뽑으려다보니 지원 자체가 적은 것"이라며 "국립대와 일반의과대학에 ‘공공의료인력 TO’를 주는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의대 신입생을 모집할 때 공공의료인력을 따로 뽑아 교육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도 "정부가 공공의료 강화라는 명분 하에 '격오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의료취약지역 해소를 주장하고 있는데, 의료의 공공적인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처럼 의사들이 격오지에서 일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한다"며 "'격오지 의무 근무'를 목적으로 공공의대 신설이라는 해법을 들고 나온 것은 숫자만 고려한 유아기적 발상이자 잘못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라는 공공의대 설립 목표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수 천명의 방역전문 인력이 단기적으로 필요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은 제대로 된 프로그램·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공공의대를 신설해 30~40명 뽑아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의료계는 의료분야에서 공공의료라는 분야를 별도로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보이고 있다. 국가에 소속된 공무원 의사가 공공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해야만 공공의료라는 것은 '공무원스러운 발상'이라는 것이다.

성종호 이사는 "20대 국회에서도 공공의대가 필요하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되지 않아 법안이 폐기됐는데, 이해 당사자인 의료계와는 논의도 하지 않은 채 다시 같은 내용의 법안을 재탕해 발의하는 것은 '입법독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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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아 2020-06-10 13:01:24
밥그릇 건드렸냐? 니들이 돈때문에 안하니까 공무원월급으로도 일하는 의사 뽑겠다는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