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앞둔 렘데시비르, 한국인한테도 먹힐까?
국내 도입 앞둔 렘데시비르, 한국인한테도 먹힐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6.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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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서 중증환자 회복기간 단축만 증명···한국, 중증환자·치사율 적어
바이러스 농도감소, 조기회복 내용도 없어···상징적 차원에서 도입할 만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결정됐지만 한국인에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중증 입원환자들이 투여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회복기간을 30% 정도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중앙임상위원회에서도 중증환자들에게 투약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신청했다. 특례수입은 감염병 등 공중보건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는 않은 의약품을 특별히 수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그러나 미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달라 특례수입이 되더라도 충분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미국 임상에서 사망률 감소 효과는 제대로 입증되지도 않았고, 그나마 증명된 것은 회복기간 단축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중증환자 자체가 많지 않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는 “미국 임상에서 입증된 것은 산소가 필요한 중증환자 투여군의 회복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한 것밖에 없다”며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는 통계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1000명이 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지만 이 중 대다수는 치사율이 높은 미국인이나 유럽인이고, 아시아인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이 중 한국인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수한 의료시스템을 기반으로 중증환자가 많지 않고, 치사율이 2.35%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증환자가 많고 치사율이 높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국 임상에서 입증된 것은 입원기간 단축 효과밖에 없는데, 렘데시비르가 중증환자가 거의 없고 치사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한가지 문제점은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비투약군보다 바이러스 농도가 더 줄고, 더 빨리 회복한다는 원리에 대한 내용이 없어 우리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며 “그래서 렘데시비르의 연구 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현재 나온 치료제 중에서는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를 우리나라에서 일단 도입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론 우리나라가 렘데시비르를 도입하는 것이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도입은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인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열린 전문가 포럼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3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18개 재외한국과학기술자협회와 공동으로 코로나19(COVID-19) 관련 ‘각국의 방역과 백신·치료제 개발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국제 온라인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윤주흥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 조교수는 “최근 진행된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경증환자의 퇴원시기를 앞당기는 효과만 있고, 흑인이나 아시아인보다는 백인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바이러스 전파 과정에서 변이 가능성도 언급했다.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과 유럽, 한국을 거치며 변이가 발생해 다르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윤 교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약 79개의 변이가 발견됐고, 미국과 유럽은 한국과 다른 바이러스 변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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