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세계문명을 바꿀까요?"···「총·균·쇠」 저자가 답했다
"코로나가 세계문명을 바꿀까요?"···「총·균·쇠」 저자가 답했다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6.04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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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과 ‘포스트 코로나’ 온라인 대담
“코로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글로벌한 문제···전 세계가 공조해야 해결 가능”
'덕분에 챌린지' 포즈를 취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제러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사진=서울시 제공)
'덕분에 챌린지' 포즈를 취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제러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 (사진=서울시 제공)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 세계가 함께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문제’의 존재와 ‘글로벌 해법’의 필요성을 전 세계가 깨닫길 바란다.”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자 인류의 역사를 문화인류학적 시각에서 풀어쓴 명저 「총·균·쇠」의 저자이기도 한 재러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있어 전 세계적인 협력을 주문했다. 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적 대전환’을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나눈 자리에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인류가 처음으로 '글로벌'한 문제라 인정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국가간 공조가 필요한 문제들은 많이 발생해왔지만 코로나19만큼 전 세계가 해결 필요성에 공감하고 심각성을 인지한 ‘글로벌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기후변화 문제를 일례로 들어 설명했다. 기후변화의 경우 국가간 공조가 필수적인 사안임에도 그로 인해 당장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고, 인과관계를 규명하기가 힘들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전세계가 ‘공동의 적’이라 할 만큼 글로벌한 문제로 인정됐던 사안은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죽을 때는 기후변화보다는 (인과과계가) 비교적 명확하다”며 “코로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글로벌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대담이 진행 중인 스튜디오 모습.
온라인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 스튜디오 내부.

이날 대담에서 박원순 시장은 다이아몬드 교수에게 “스페인 정복자들이 병균 감염을 확산시키며 문명을 바꿨듯이, 코로나가 앞으로 세계질서, 세계 문명을 바꿀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다이아몬드 교수는 “세계 그 어떤 나라가 됐든, 단 한 개의 나라라도 ‘코로나 핫스팟’으로 남아있다면 전 세계는 모두 똑같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부터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서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기후변화가 신종 감염병 발생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에는 열대지역과 같이 특정 지역에만 있었던 질환이 다른 기후 지역권으로도 퍼질 수 있다”며 “실제로 일본 열도성 질환이 미국에도 상륙한 상태고, 말라리아나 댕기열 같은 열대성 질환이 다른 기후 지역권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의 주요 발생원인인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줄이는 데 전 세계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난 40년을 돌이켜 발생한 신종 질환을 보면 에이즈는 아프리카 유인원에서, 광우병은 소에서, 사스는 중국 야생조류, 메르스는 낙타 등 주로 야생동물과의 접촉에서 새로운 질환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희귀 육류 시장, 야생동물 시장 거래를 제한하고 폐쇄까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문화의 일부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감염병은 ‘사람을 살릴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인 만큼, 어느 정도의 대가는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생활 속 방역 실험 중”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서울 같은 대도시가 전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비슷한 위기를 잘 헤쳐나갔던 사례를 따라하고 위기 대응을 잘 하지 못했던 사례를 따라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그야말로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만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에 5000만 인구가 살고 있는데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중요한 모델 국가로 역할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은 탁월한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어 긴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의 대담은 서울시에서 개최한 'CAC 글로벌 서밋‘의 4일차 세션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세계 각국 도시 시장, 세계적인 석학과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를 화두로 온라인 국제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CAC 글로벌 서밋'의 마지막 날인 5일엔 이번 행사의 성과를 총평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종합대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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