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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릴리, 나란히 건보 등재···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최강자는 누구?
화이자·릴리, 나란히 건보 등재···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최강자는 누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6.04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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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랜스(화이자), 버제니오(릴리) 1일부터 급여화
키스칼리(노바티스) 급여화되면 3파전 전개될 듯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의 ‘입랜스(팔보시클립)와 한국릴리(대표 알베르토 리바)의 ‘버제니오’가 지난 1일부터 나란히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여기에 노바티스도 ‘키스칼리(리보시클립)’에 대한 국내 건강보험 등재를 준비하고 있어, 실현이 될 경우 전체 유방암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이성 유방암은 지난 2015년 기준 전체 유방암의 59.3%를 차지하고 있다. 암세포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되고 병기가 상당 수준 진행되어 완치가 어렵고 생존율도 떨어진다. 더구나 치료 방법이 개선되지 않아 오랫동안 항암화학요법을 받으며 독성과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릴리의 '버제니오' 3종
한국 릴리의 '버제니오' 3종

하지만 입랜스를 시작으로 'CDK 4&6' 계열 치료제라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나오면서 환자와 의료진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CDK 4&6 억제제는 세포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와 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를 말한다.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첫 허가를 받은 입랜스는 CDK 4&6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로 이후 2년 전부터 꾸준히 급여화를 준비해 온 끝에 건강보험 등재에 성공했고, 2019년에 허가를 받은 버제니오의 경우 단번에 급여화에 성공했다. 

버제니오는 위험분담제를 통한 급여 신설품목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때만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즉,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요법을 사용하거나 △내분비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여성의 치료에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을 사용할 경우가 해당한다. 약가는 50mg, 100mg, 150mg 모두 1정당 4만9587원이다.

이번에 버제니오가 급여를 적용받게 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게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적용할 경우 생존기간의 중앙값은 16.4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풀베스트란트만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의 9.3개월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생존기간을 연장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2차 치료제로서 폐경 전후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해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을 사용할 경우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유의미하게 OS(전체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한 CDK 4&6 억제제는 버제니오가 유일하다. 

또 다른 임상결과에서는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병용해 투여한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중간값이 28.18개월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만 단독으로 투여한 경우의 14.76개월보다 생존기간이 2배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에서도 버제니오 병용 투여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의 34.5%와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인 이근석 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지난 2일 한국릴리가 버제니오의 급여화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버제니오와 같이 삶의 질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치료제가 보험이 적용된 것은 환자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알베르토 리바 한국릴리 대표는 “전이성 유방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HR+/HER2-타입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노바티스가 ‘키스칼리’에 대한 국내 건강보험 등재에 성공할 경우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글로벌 3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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