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영 교수 “RAAS억제제 복용이 코로나19 환자 사망과 독립적 관련 없어”
고혈압과 심부전 치료에 쓰이는 ‘RAAS억제제’가 코로나19 환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중앙대학교 병원이 27일 밝혔다.
김원영 중앙대학교 내과 교수와 연구팀(정선영 약학부 교수, 최재철 내과 교수)은 최근 ‘한국에서의 코로나19 환자와 RAAS억제제 복용의 상관관계 분석 평가 연구 논문(Association of 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inhibitors with COVID-19-related outcomes in Kore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study)’을 발표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5179명 중 RAAS억제제를 복용한 762명과 복용하지 않은 4417명의 환자를 비교·분석했다. 병원에 입원한 1954명의 확진자 중 △RAAS억제제 복용자는 377명 △비복용자는 1577명이었고, 확진자 중 △RAAS억제제를 복용하고 사망한 자는 33명 △비복용 사망자는 51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사람에게 전염된다. ACE2 수용체는 주로 폐 상피세포에 존재하는데, RAAS억제제를 사용하면 ACE2를 이론적으로 상승시키기 때문에 결합 가능성이 높아져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러나 김 교수 연구팀의 분석 결과 RAAS억제제 복용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연구에서 병원 내 사망률이 RAAS억제제를 복용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복용하지 않는 확진환자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RAAS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나이가 더 많고, 동반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을 고려할 때 RAAS억제제 복용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있어 사망 위험과는 독립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RAAS억제제를 복용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복용하지 않는 확진자에 비해 평균 연령이 21세 더 높았고(복용자 평균 연령 62.5세/ 비복용자 평균 연령 41.5세), 고혈압· 심근경색·심부전·뇌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임상연구에서도 RAAS억제제가 독립적 위험인자라는 근거가 밝혀진 바가 없었고 아직까지는 고혈압약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이 가운데 김 교수 연구팀이 ‘RAAS억제제의 복용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사망률과 연관성이 없음’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입원 중 고혈압 약제 사용여부를 조사하고 코로나19 발병 이전 약제의 노출력을 평가한 것은 아니기에 제한적이었으며, 최근 몇몇 연구에서 이전 노출을 평가하였으나 주로 서양의 데이터로 동양인에서는 보고된 바는 없었다”며 “ACE2 표현형은 인종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국내 심평원 자료를 이용해 동양인에서 RAAS억제제와 코로나19 임상경과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팀의 논문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SCI급 저널인 미국감염학회미국감염학회(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IDSA)의 ‘감염내과저널(Clinical Infectious Diseases, IF: 9.055)’ 온라인판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