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 확인 안해 응급환자 사망···전공의와 전문의에 엇갈린 판결 확정
진료기록 확인 안해 응급환자 사망···전공의와 전문의에 엇갈린 판결 확정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5.14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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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A씨, 진료기록 안보고 진료하다 상태 악화···전문의 B씨, 즉각 응급처치
2심, A씨에 금고형(집유 2년) B씨엔 "과실없다" 무죄···大法, 2심판결 확정

의료진이 진료기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응급처치를 하다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에서 먼저 응급처치를 했던 응급의학과 전공의에는 유죄가, 상태가 악화된 이후에 응급처치를 실시한 전문의에는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2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검사가 제기한 상고에 대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14일 판결했다.

앞서 지난 2014년 3월 21일 서울 소재 대학병원 응급실에 이모씨(당시 52세)가 급성 호흡곤란 증상으로 내원했다. 응급의학과 3년차 전공의였던 A씨는 환자를 처음 진료한 다른 전공의로부터 피해자 증상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피해자의 문진 기록·진료차트·엑스레이 사진을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바로 진찰했다. 

피해자의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되자 A씨는 응급실 책임자인 전문의 B씨(해당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보고했다. B씨는 문진 기록 등을 보지 않은 채 곧바로 기관삽관을 3회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이씨는 심정지가 왔다. B씨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한 뒤 윤상갑상막절개술(기도폐쇄를 막기 위해 목 주위를 직접 절개해 산소를 공급하는 시술)까지 시행했지만 이씨는 저산성 뇌손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7개월 뒤 결국 사망했다. 

환자의 유족들은 의료진에게 사망 책임이 있다며 민사 소송을 먼저 진행했다. 민사재판에서는 피해자의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에게 각각 3억원, 2억원씩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두 의료인을 벌금 500만원형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벌금형으로 처벌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1심에서는 전공의와 전문의에 동일하게 금고형 10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피고인들은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이에 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전공의에게만 1심 판결을 유지하고 전문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은 피해자 사망에 대한 전공의의 과실이 중대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데에) A씨의 과실이 중대하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 점,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전문의인 B씨에 대해선 "기관삽관 전에 의무기록이나 엑스레이를 확인하지 않고 기관삽관을 우선 시행한 것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여러 감정 결과를 보더라도 기도삽관에 실패해 목 주변을 절개하고 윤상갑상막절개술로 산소를 공급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러한 고등법원의 판단이 적절하다고 보고 이날 2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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