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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무관중인데 클럽은 북적···서울시의 이해못할 이중잣대
야구는 무관중인데 클럽은 북적···서울시의 이해못할 이중잣대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5.1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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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황금연휴가 고비" 경고했지만 서울시, 유흥시설 집합금지 연장 안 해
시 "정부 정책 따라갈 수밖에 없어" 해명···정작 정부는 사회적거리두기 기간 연장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제공)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달초 황금연휴 기간 중에 유흥시설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지 않은 서울시의 안일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휴 기간 확진자 증가는 예상된 '리스크'나 마찬가지였고,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한을 연휴 마지막 날까지로 정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유흥시설 영업중단 조치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달 30일 '부처님 오신날'부터 지난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5일만에 신규 확진자 0명이 유지되는 등 확연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황금 연휴가 고비”라며 방역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주문을 했었다. 정부 역시 애초에 지난달 19일까지였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이달 5일로 2주 연장하면서 연휴 기간 방역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달 19일까지로 예정됐던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추가적으로 연장하는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정부보다 먼저 방역의 고삐를 놔버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봉규 서울시청 식품정책과장은 “서울시는 정부 정책을 따라가는 입장”이라며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집합금지 명령을 연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박 과장은 또 “당시 신규 확진자 0명이 지속됐고 학교 개학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집합금지 명령을 남발하는 것은 경제 상황에 맞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한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정부 정책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것처럼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도 연장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가적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방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만으로 서울시가 면죄부를 얻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해외에선 지자체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1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관련 가이드라인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지사들은 잇따라 셧다운 조치 연장을 밝혔다.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 이후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해야만 한다”며 30일까지로 예정돼있던 셧다운 조치를 이달 15일까지 연장했다. 같은 날 LA와 워싱턴DC도 자택 대피령 연장을 밝혔다. 

그래놓고 서울시는 “이태원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을 때 주말에 나와서 즉각적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며 서울시가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 이후에는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점만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클럽발 감염 확산에 대해 예견된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야외인 야구장은 무관중 경기를 하면서 밀폐된 클럽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이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목욕은 되고 샤워는 안 된다는 정책”이라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선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줄곧 얘기 했는데 결국 일괄 적용을 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과정이 원칙과 기준 없이 추진된 탓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염 위원장은 며 “지역감염률과 국민생계와의 관련도, 해당 사회 구성원이 얼마나 위험환자군인지 등을 고려해서 단계적으로 오픈(완화)했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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