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추진시 의료전달체계 붕괴, 국민건강 악화될 것”
“원격의료 추진시 의료전달체계 붕괴, 국민건강 악화될 것”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5.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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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
“과 특성상 다양한 진찰기기로 직접 진료해야···전화로는 한계"
"쏠림 증가로 의료전달체계 붕괴시 의료비 지출 부담 늘어날 것"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형 뉴딜' 사업에 비대면 의료(원격의료)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원격의료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의료계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전화를 통한 처방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적지 않은 환자들이 이미 원격진료를 경험하면서 일반인에게 생소했던 원격진료의 벽이 일정 부분 무너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정부가 원격의료 추진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아직 대한의사협회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개원내과의사회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의견 표명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사진=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공)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사진=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공)

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인한 일차의료 붕괴, 부정확한 진단에 의한 국민건강 악화 등의 이유로 원격진료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특히 원격진료가 국민들의 건강을 도리어 위협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촉진, 타진, 청진 등의 과정이 생략된 진찰 과정에서 오진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전화 등을 통한 비대면 진료는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지연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진료과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비인후과는 특히 원격진료가 어렵다고도 말했다. 이비인후과 진료의 경우, 일반 감기라고 치부돼버리기 쉬운 ‘상기도 호흡기 질환’ 진료를 할 때도 내시경이나 영상진단장비 등 다양한 진찰기기를 동원해야한다. 환자들의 상기도(귀, 코, 인후 부위 등)를 장비를 이용해 직접 관찰하고 처치하면서 처방해야 하는데 전화나 화상 진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원격진료로 인해 감염병 확산을 막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회장은 “코로나19는 폐렴을 동반하고 있음에도 증상만으로 감기로 치부해 초기 대응이 늦어진 경우도 있었다”면서 “감염 환자가 전화만으로 감기 처방을 받고 일상생활을 영위한다면 감염 확산의 위험이 상존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원격진료 정책이 추진되면 의료비 지출의 증가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국민들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원격진료 정책이 추진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부익부 빈익빈' 심화와 더불어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일차의료기관이 몰락할 수 있다”며 “결국 국민들은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비인후과의사회장으로서 의협에 몇 가지 요구 사항을 제안하기도 했다. ▲종합병원 이상의 만성질환자에 대한 3개월 이상 장기 약물 처방이 올바른 처방이 아니라는 것 강조 ▲원격진료 오진이나 증상 악화 등에 대해 진료 의사의 법적 면책 필요성 주장 ▲의원급 의료기관의 원격진료 초기 장비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 요청 등이다.

박 회장은 “의협에서 많은 의사회원들의 민의를 받아 적극적으로 원격진료 도입을 막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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