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전담클리닉 도입 놓고 술렁대는 개원가
호흡기전담클리닉 도입 놓고 술렁대는 개원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5.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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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중 공공시설에 지역의사 참여하는 '개방형' 500곳 운영
개원가, 환자쏠림 우려속 '진료수가 보장시 긍정적' 평가도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 조정관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 조정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의료기관을 보호하고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한다는 취지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 설립 방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개원가가 술렁이고 있다. 적지 않은 개원의들이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인한 환자 쏠림 등을 우려하는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19 사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호흡기·발열 증상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진료시스템을 담당하게 될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지정‧운영하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같은 방안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호흡기 증상 환자에 대한 진료 공백을 보강하면서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 질환에 대해서도 안전한 진료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호흡기클리닉 1000여 곳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의 모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개방형 클리닉'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보건소와 공공시설, 별도 공간 등을 제공하고 지역의사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하남시의 경우 현재 공공도서관을 이용한 개방형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두 번째는 '의료기관 클리닉'으로, 독립된 건물의 의료기관(의원, 병원급 의료기관) 지정을 통한 운영 방법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호흡기 단과병원, 외래형 안심병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준비기간 등을 감안해 우선 공공기관 중심의 개방형 클리닉 500여 곳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의료기관의 신청을 받아 의료기관 클리닉 운영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클리닉 지정·운영과 관련된 상세한 계획과 지침은 의료계와 협의해 이달 중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방침을 정한 이상 일선 보건소의 경우 이르면 1~2주 이내에 개방형 클리닉에 대한 실제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을 당장은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A씨는 “이비인후과의 경우 기침과 발열 환자가 70~80%를 차지하는데, 이런 환자들이 클리닉에서 진료받게 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과 전문의 B씨도 “호흡기클리닉이 도입되면 일반 진료의사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적정한 진료수가 등만 보장된다면 괜찮은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C씨는 “올 가을 코로나 2차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의사들도 책임감을 갖고 협조할 필요가 있다”며 “클리닉이 개설되면 (선별진료소와 달리) 진료와 함께 약도 처방받을 수 있어 좋은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과 전문의 D씨도 “보건소에서 호흡기 환자를 잘못 진료해 환자가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지역의사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호흡기클리닉이 신설되더라도 환자 쏠림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환자 감소와 경영 악화 등 회원들의 우려가 있지만 기존 환자의 2~3% 정도가 클리닉으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클리닉을 지역의사들이 맡지 않을 경우 결국 보건소가 일반진료를 시작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호흡기클리닉 도입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뒤 그에 대한 개선책 등을 정부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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