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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유독 잘 걸리는 동아시아인, ‘음주’와 연관성 있다
당뇨 유독 잘 걸리는 동아시아인, ‘음주’와 연관성 있다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5.0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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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한중일 등 43만명 유전체 분석
알코올 분해 효소 유전자가 남성에게 당뇨 발병 위험 높여

서양인에 비해 당뇨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동아시아인의 당뇨병 발병이 음주와 연관성을 나타났다. 알코올 분해 효소 유전자가 남성에게서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7일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61개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인 대상 연구로는 최대 규모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인 43만 명을 분석, 당뇨병 유전요인과 특성을 규명했다. 기존 유전체 연구는 서양인 중심으로 수행돼 동아시아인에게 적용할 경우 질병 예측 정확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는 문제가 있어서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유전체 연구 필요성이 대두됐다.

연구 결과, 동아시사인 당뇨와 관련된 61개의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했으며 특히 알코올(술)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 ‘알데히드 분해요소2(ALDH2)’ 유전자는 남성 특이적으로 당뇨병에 영향을 줬다. 여성의 경우에는 당뇨병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 관계자는 “ALDH2는 알코올 분해효소로 남성에서 빈도가 높은 음주 등 생활습관과 상호작용해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의학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센터는 신규 61개 유전요인을 포함해, 제2형 당뇨병 발병 영향 유전요인 183개를 발굴했다. 이중 SIX3 유전자는 동아시아인에게서만 제2형 당뇨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서양인에게서는 당뇨병에 영향이 없었다. SIX3는 눈 발달 등에 역할을 하는 조절 유전자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에 연구원이 주도적으로 분석한 동아시아인 대상 당뇨병 유전체 연구 성과는 국내 유전체 연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그 학술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3.07)’ 2020년 5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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