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외과용' 마스크 써도 기침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빠져나간다
'면·외과용' 마스크 써도 기침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빠져나간다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4.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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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용·면 마스크 쓰고 기침하면 20cm 떨어진 곳까지 바이러스 퍼져
기침 시 강한 압력 발생, 마스크 주변으로 바이러스 새어나가
연구팀 "면마스크, 외부차단엔 효과 있어···환자 아닌 일반인은 착용할만"
기침 시 공기의 역학적 특성(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기침 시 공기의 역학적 특성(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는 코로나19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냈다. 다만 외과용 마스크라도 공기역학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에서 마스크 안으로 바이러스 입자가 침투해 들어오는 것은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병원 김성한 감염내과 교수, 중앙대병원 김민철 감염내과 교수, 세종대학교 성민기 건축공학과 교수로 이뤄진 연구팀이 외과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의 코로나19 차단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19 양성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 4명의 동의를 받아 최근 연구를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마스크 미착용 △외과용 마스크 착용 △면 마스크 착용 시 약 20cm 떨어진 세균배양접시(페트리 디쉬)를 향해 5번 기침을 하게 했다. 이후 세균배양접시와 마스크 안쪽 및 바깥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기침을 한 경우 세균배양접시에서 가장 많은 바이러스(환자별 3.53, 2.14, 2.52 locopies/mL)가 발견됐다. 외과용 마스크(환자별 3.26, 1.80, 2.21 locopies/mL)와 면 마스크(환자별 2.27, 1.42 logcopies/mL)를 착용했을 땐 이보다 적지만 일정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마스크 바깥 표면에 묻은 검체는 양성으로 확인된 반면, 마스크 안쪽 표면의 검체는 대부분 음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가 기침을 할 때 비교적 빠른 유속으로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를 뱉어 내다보니 마스크에 걸러지는 것보다 통과하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침을 하면 강한 압력이 발생하고 마스크가 뜨면서 마스크 주변으로 바이러스가 새어나가게 된다. 반면 숨을 들이 마실 때는 기침을 할 때보다 유속도 빠르지 않고 마스크가 뜰 가능성도 적어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잘 걸러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마스크를 뚫고 나온 바이러스 입자의 크기와 농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과거 2002년과 2004년 사이 사스(SARS-CoV)가 발병했을 때 확인된 바이러스 입자는 직경 0.08~0.14μm크기였다. 이 정도 크기의 바이러스가 기침과 같은 강한 유속을 줄 때 외과용 면 마스크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감염내과 교수, 중앙대병원 김민철 감염내과 교수, 세종대학교 성민기 건축공학과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감염내과 교수, 중앙대병원 김민철 감염내과 교수, 세종대학교 성민기 건축공학과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환자는 기침으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외과용이나 면 마스크 착용이 적합하지 않다”며 “기침이 많은 경우는 KF94와 같은 고성능 마스크가 오히려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민철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과용, 면 마스크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비말을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면서 “마스크 바깥 표면은 가급적 손으로 만지지 말고 혹시라도 접촉했다면 반드시 바로 손 위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성민기 세종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마스크의 공기역학적인 특징으로 인해 코로나19 환자가 순간적으로 강하게 기침을 하면 가압으로 마스크가 떠서 그 틈새로 미세 바이러스 입자(에어로졸)가 빠져나간다”며 “들숨 때는 유속이 상대적으로 낮고 감압으로 마스크가 쉽게 들뜨지 않아 외부 비말이 틈새로 침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IF-19.315)’ 온라인판에 7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안으로 떠오른 면 마스크와 의료진이 주로 사용하는 외과용 마스크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급히 진행됐다. 연구팀은 기침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KF94와 같은 고효율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일반인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기관 세 곳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마스크가 코로나19 무증상 환자와 폐렴 환자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 마네킹을 이용해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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