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코로나 백신·치료제 임상신청 '남발'
'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코로나 백신·치료제 임상신청 '남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4.08 09: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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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 앞다퉈 임상승인 신청 발표···관련주 급등으로 이어져
식약처 실제 신청은 12건, 절반만 승인···모두 기존 시판약 이용한 '신약재창출'
임상에 수년, 글로벌 제약사도 장담 못해···전문가들, 연내 치료제 개발? '불가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치료제·백신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고 앞다퉈 발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중 상당수는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가 주가 상승을 노리고 무리하게 치료제 개발 소식을 흘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코스닥 상장사 코미팜은 자사의 신약물질 '파나픽스'의 적응증을 코로나19로 확대하기 위해 '긴급' 임상시험 계획(IND)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회사 주가는 3거래일 동안 56%나 폭등하는 등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4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회사가 신청한 임상시험계획은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미팜에 두 차례에 걸쳐 자료 보완을 요청한 상태인데, 규정상 두 번째 보완 자료도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임상 승인은 불허된다. 더 이상 임상을 진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다른 바이오 상장업체인 신라젠도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대표가 천연두를 없애는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시 이같은 소식이 발표되자 이 회사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신라젠은 지난해 자사의 간암 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착수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해 한때 코스닥 대장주에 올랐다가 임상 중단 소식에 주가가 폭락했었다. 

비교적 영세한 바이오기업인 코미팜이나 신라젠과 달리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셀트리온도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해 오는 7월이면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셀트리온 역시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에 힘입어 한동안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외에도 수많은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때마다 이 회사들의 주가도 영향을 받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적잖은 국민들이 곧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같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바이러스의 새로운 치료제나 백신이 국내에서 올해 안에 개발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체에 적용 가능한 코로나19의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 및 출시는 일단 올해 내에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고 봐야 하며 미국의 경우에나 모든 절차를 서둘러 가장 성공적일 경우 18개월 내에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마저도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제조사가 다수 존재하는 미국에서도 앞으로 18개월 내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으로 꼽힌다.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실패할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종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前)임상시험(동물실험)과 1상에서 4상까지 이르는 임상시험(인체실험)을 통과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최종적으로 신약으로 탄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 기본적으로 천문학적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상 1상부터 승인까지만 평균 8년이 소요되며 성공확률은 9.6%에 불과하다. 첫 단계인 후보 물질 탐색부터 마지막 신약 승인까지 따지면 성공 확률은 0.01%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 5000~1만 개 후보물질 중 단 한 개의 약물이 신약 승인의 관문을 통과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신약을 제조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약기업조차 신종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장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들과 비교하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규모 면에서 매우 영세해 상대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최근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 없이 ‘묻지마’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시장의 주목을 받아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 신청 건수는 총 12건이며 이 중 6건이 승인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렘데시비르’나 ‘칼레트라’, ‘클로로퀸’ 등 기존에 시판 중인 약물을 ‘신약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까지 적응증을 넓힐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건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신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임상시험계획신청이 들어와 자료들을 검토해 신청서의 내용이 충실하다면 신청 후 며칠만 지나면 임상 승인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보완 자료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두 차례나 추가 제출했음에도 반려된다면 규정에 따라 최종적으로 승인을 불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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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1st 2020-04-08 10:00:21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 위원장 오명돈은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 국내 총 연구책임자이다/ 렘데시비르만 허가하고 국내 기업 코미팜의 사아토카인억제제 임상은 당치도 않은 보완자료 제출 요구로 발목만 잡고 있다/ 식약처는 외국계 약만 승인하는 곳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