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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고(故) 허영구 원장에 전 사회적 애도 물결
진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고(故) 허영구 원장에 전 사회적 애도 물결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4.06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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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오 전국 진료실 등서 추모 묵념, 의사협회 제안에 13만회원 동참
문재인 대통령도 SNS 통해 추모메시지···동료 의료인 애도의 글 쏟아져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다 감염돼 결국 유명을 달리한 고(故) 허영구 원장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애도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 정오 전국의 병원 진료실과 수술실 등에선 잠시동안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이 진행됐다. 대한의사협회의 묵념 제안에 13만 의사 회원들이 기꺼이 동참한 것이다.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도 이날 용산 임시회관 대회의실에서 묵념에 동참했다. 

최 회장은 고인에 대해 "경북 경산에서 내과의원을 열어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며 인술을 펼쳐온 훌륭한 의사였다"면서 "이번에도 지역 사회에 코로나19 감염이 만연한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며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증상 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사투를 벌였으나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한 고인의 높은 뜻에 13만 의사동료들과 함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깊이 애도하며, 유족들께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임영섭 대한병원협회 회장도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는 동시에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보냈다. 임 회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환자에게 헌신했던 숭고한 정신은 오랫동안 우리의 가슴속에 남을 것"이라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보호해야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우리 의료진이 처음으로 희생되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너무도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4월의 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감염병과의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 제 몸 돌보지 않고 헌신하는 의료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혀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일선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의료계에서는 허 회원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애도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코로나19가 앗아간 동료 내과의사를 가슴에 묻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비통함을 전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고인은 코로나19 감염증의 전파가 공포스럽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내과의사로서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고, 그 와중에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병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영면에 드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과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내과의사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다시한번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이 속한 경상북도의사회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동시에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코로나19 전쟁의 최일선에서 싸우는 여건상, 의료진의 감염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동료가 운명을 달리했다는 비보에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경북의사회는 "코로나19의 감염력과 치명력 앞에는 누구도 예외가 아니고, 오히려 의료진들이 이 바이러스의 감염에 더 취약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면서도 "의사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대한민국 첫 의료인의 사망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의연히 다시 일어나 이 바이러스 전쟁의 최전선에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과전문의으로서 경북 경산에서 자신의 의원을 운영하던 고인은 외래 진료 중 확진환자와 접촉해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3일 오전 끝내 숨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내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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