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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반인이랑 섞일라'···해외입국자 관리에 노심초사 중인 인천공항
[르포] '일반인이랑 섞일라'···해외입국자 관리에 노심초사 중인 인천공항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4.03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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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해외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공항에서부터 일반인과 분리
대중교통은 따로 모였다 탑승···자가용은 별도 관리안돼 '사각지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귀가수단에 따른 입국자 분류를 하고 있다.
방역요원들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귀가수단에 따른 입국자 분류를 하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실 경우엔 바로 주차장으로 가시면 됩니다.”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복을 입은 안내직원이 기자에게 말했다. 기자가 해외에서 막 입국한 것으로 착각한 듯했다.

정부는 1일부터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증상여부와 관계 없이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했다. 입국과 동시에 자가격리가 적용되는 셈이기 때문에 입국자들은 공항에서부터 일반인들과 섞이지 않도록 관리된다. 

실제로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일반 승객과 해외에서 들어온 입국자를 분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흰 방호복에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한 방역요원들이 군인, 경찰과 함께 돌아다니며 해외 입국자들에게 일일이 귀가 수단에 대해 질문했다. 이때 직접 차를 몰고 귀가한다고 밝힌 자가운전자의 경우 곧바로 입국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들이 실제 자가용을 타고 귀가한다 하더라도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반인들과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에 반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엔 입국자들만 탑승할 수 있는 별도 게이트로 안내된다. 이들은 적정 인원이 모일 때까지 방역요원들의 감독 하에 대기하게 된다.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방역요원이 가까운 택시 승강장까지 동행한다. 

입국자전용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요원 안내에 따라 버스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입국자전용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방역요원 안내에 따라 버스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해외 입국자들만 모아서 같은 버스 등에 타도록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에서 입국한 해외입국자들은 상대적으로 불안해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입국한 A씨는 “다른 입국자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타게 될 줄 몰랐다"며 “일반 승객과 입국자를 격리시키는 게 이해는 되지만 해외 입국자란 이유만으로 같이 묶어버리니 여기서 감염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확진자 수가 1000여명에 수준이고, 사망자도 3일 현재 5명에 불과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안전한 국가로 분류되는 셈이다. 

공항 밖에 위치한 무증상 외국인 전용 개방형 선별진료소

정부가 이 달부터 해외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내리면서 국내에서 자가격에 들어간 이들 상당수가 해외 입국자로 채워지게 됐다. 

박종현 범정부대책지원본부 홍보관리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2일 오후 6시 기준 (국내에서) 자가격리 중인 분은 2만7066명"이라며 "이 중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는 7499명, 해외 입국 자가격리자는 1만9567명"이라고 말했다. 전체 자가격리자의 72%가 해외에서 들어온 입국자다.

지난달 28일 하루 8700명이던 해외 입국자 수는 2일 6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비록 입국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1일부터 입국자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 자가격리자 수는 입국자를 중심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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