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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수가협상, 코로나로 인한 의료계 현실 반영 여부가 관건
2021년도 수가협상, 코로나로 인한 의료계 현실 반영 여부가 관건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4.0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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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막대한 피해와 정부 방역대책에 동원된 의료진 노고 반영돼야”
공단 “고려될 수 있지만 논의 필요···공급자-가입자 각자 억울함 있어”

매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공급자단체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수가협상(유형별 요양급여비용 계약) 시즌이 돌아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러한 점이 협상에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공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올해 수가협상을 애초 정해진 대로 5월말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기존 방식대로 협상을 진행하면 잦은 대면 접촉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현재 공단과 공급자단체, 가입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에서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대면접촉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원격화상회의’로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건보공단이 수가협상을 애초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협상에 참여하는 6개 보건의약단체도 수가협상단 구성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했다. 단장인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시의사회 회장)을 필두로, 대한개원의협의회에서 유용규 학술부회장(남문내과의원)과 조정호 보험부회장(골드만비뇨기과의원)이, 의협에서 연준흠 보험이사가 참여해 협상단을 꾸렸다. 

의협은 통상 연초부터 준비에 들어갔던 협상단 구성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이 늦어졌지만 협상 준비만큼은 제대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내년도 수가협상에 이러한 점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최근 환자 수가 전년 동기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병원협회 설문조사에서는 3월 들어 병원급 의료기관의 환자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홍준 부회장은 “의료계와 정부가 다 같이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의료기관들이 극심한 경영 악화를 겪고 있으면서도 정부의 방역대책에 적극적으로 공조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수가협상에도 이 같은 부분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번 의협 협상단은 현재의 의료계 현실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을 준비함으로써 회원들이 만족할 만한 적정수가 보장을 이뤄내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년간의 수가협상에서는 의협과 건보공단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었다. 

대한병원협회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수가협상단 구성을 마친 의협과 달리 협상이 곧 임박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협상단을 구성하지 못했다. 오는 10일 차기 병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병협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병원계의 어려움이 이번 수가협상에 반영되길 기대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협상단이 구성된 것이 아니라서 딱히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병원계 역시 현재 전국의 병원들이 코로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고 정부의 방역 대책에 동원돼 코로나 확산을 막고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 이러한 병원계의 노력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역시 차기 회장 당선자 임기가 시작되면 집행부 임원 구성을 완료해 협상단을 꾸릴 방침이고, 대한약사회는 이미 지난 3월 초에 박인춘 부회장을 단장으로 유옥하·윤중식 보험이사, 김대진 정책이사, 엄태훈 전문위원이 참여한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했다. 대한간호협회와 대한한의사회도 조만간 수가협상단을 꾸릴 예정이다.

다만 올해 수가협상에 이들 공급자단체들이 바라는 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계의 어려움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협상의 카운터파트인 건보공단이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공단 측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3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가 의료기관에 미친 영향은 수가협상에 고려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실제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코로나 사태를 놓고) 가입자는 가입자대로, 공급자는 공급자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말 그대로 협상인 만큼 향후 조율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장은 본격적인 내년도 수가협상에 앞서 오는 5월 중에 먼저 상견례를 가질 계획이다. 이어 5월 3·4주차에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한편, 올해 평균 수가 인상률은 2.29%(추가소요재정 1조478억원)다. 유형별 인상률은 △의원 2.9% △병원 1.7% △치과 3.1% △한방 3% △약국 3.1%로 결정됐다. 전년도인 2019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은 2.37%(추가소요재정 9758억)였고 △의원 2.7% △병원 2.1% △치과 2.1% △한방 3% △약국 3.1%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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