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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치료제로 클로로퀸 ‘긴급사용허가’···'기대 반 우려 반'
美, 코로나 치료제로 클로로퀸 ‘긴급사용허가’···'기대 반 우려 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4.01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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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논란 지속 VS 현 시점에서 가장 효과 커

미국이 최근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허가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한 것인데, 이를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EUA)’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진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예방·치료제다. 클로로퀸과 비슷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독성을 줄인 약물로, 루프스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도 널리 쓰여 감염내과보다는 류마티스내과에서 더 익숙한 치료제로 알려졌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지 60여 년이 된 치료제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오래된 약물인 만큼, 특허권도 없어 복제약을 생산하는 업체도 매우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현재까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생산하는 전 세계 제약기업들은 각국 정부에 이미 수천만 회 용량에 달하는 의약품을 기증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말라리아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말라리아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계열인 메르스와 사스 그리고 HIV, 뎅기열, 에볼라, 인플루엔자, 치쿤구니아 등의 질환에서도 치료효과가 일부 인정됐다.

하지만 이번 미국에서의 긴급허가를 두고 일각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바이러스에 치료 효능을 입증한 임상 데이터가 아직 확립이 안 된 상태이고, 이번 FDA 승인이  안전성과 약효를 입증하기 위해 비교할 대조군이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긴급승인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루치아나 보리오 전 FDA 수석 과학자는 이번 승인 소식을 듣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긴급 승인은 시험관내(in vitro) 데이터와 임상 사례에 따른 것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프랑스에서는 심혈관계 부작용 사례, 중국에서는 간손상 사례가 보고됐고, 클로로퀸도 일부 시신경 손상 부작용이 보고되어 심장 부정맥이나 신장 또는 간 질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물은 사실상 없는 만큼, 코로나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를 찾을 수 없어 피해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클로로퀸을 치료제로 사용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치료제 개발은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만큼 기존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클로로퀸을 ‘신약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까지 적응증을 추가해 승인 허가하는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어떤 약이든 과용량을 복용하거나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사실 클로로퀸이 현재 유통되는 처방약 중 그렇게 부작용이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래서 의사의 처방하에 용량을 조절하며 쓰는 것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심사평가원의 허가를 받아 클로로퀸이나 칼렉트라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다만, 최대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감염학회에서도 권고 사항으로 코로나19의 중증환자, 고령자, 만성기저질환자 등에 의사 판단하에 쓰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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