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발 진단수요 폭발, 의료진이 먼저 쓰러질라
미국·유럽발 진단수요 폭발, 의료진이 먼저 쓰러질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4.01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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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발 무증상 입국자, 거주 지역서 진단검사···보건소 마비될 지경
의료계 "이제라도 외국인 입국금지해야···현 상태론 의료진 더 못버텨"

최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한 의사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2주 전만 해도 보건소 진료실 한 개만 열었는데도 검체 채취가 많지 않았지만 해외입국자가 쏟아지다보니 일하는 동안 잠시도 의자에 앉아 쉬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지난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무조건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유증상자의 경우엔 공항에서, 무증상자의 경우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본인 거주지에서 각각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상항이 이렇다 보니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서 귀국한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보건소에는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A씨도 보건소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 미국 입국자였다고 말했다.

최근 이처럼 정부가 미국과 유럽에서 입국한 이들을 대상으로 전원 코로나 진단검사를 실시하도록 하면서 일선에서 이들을 검사해야 할 의료진들이 빈사 상태에 놓이게 됐다. 국내에 있는 코로나 의심환자들을 진료하기에도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이들까지 검사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러다 코로나 환자보다 의료진이 먼저 쓰러질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입국자 증가로 서울지역 내 가장 바쁜 선별진료소 양오승 강남보건소장도 “미국·유럽발 입국자 증가로 강남구 보건소도 환자가 증가하면서 하루 150여명이 선벌진료소를 찾고 있다”며 “현재 보건소 의사인력으로는 검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양 소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두 달이 넘었는데, 지난 두 달간 6명의 보건소 의료진들이 검사채취를 하다보니 피로도가 많이 쌓여있다"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현재 인력만 갖고는 힘들 것 같다. 의료인력이 보충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라도 외국인 입국금지 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백 이사장은 일부 외국인들이 "일부러 치료 받으러 국내에 들어온다 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나라의 진단검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란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 됐다. 또한 확진자 수에서 한때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였던 우리나라가 치사율은 1%대로 몹시 낮게 유지되면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인프라 또한 전세계의 부러움을 사게 됐다.

백 이사장은 “우리 국민 치료도 힘들고 의료진도 지쳤다”며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일선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일선 병원에서 입원한 외국인과 의사소통하기 통역기까지 구매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백 이사장은 “의료인들도 이제 지친다"며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을 다 막았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외국인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지난 두 달 간 의료진들이 200~300% 최선을 다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지만, 아무리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도 확진자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며 “지친 의료인들이 자국민 돌보기도 힘든데 정부가 입국금지를 하지 않아 외국인까지 치료해줘야 하는 어려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의료인의 업무 강도가 줄어들지 않으면 한 순간에 의료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의료진이 열심히 노력해야 확진자를 줄이고 사망률이 떨어지는데, 정부는 국민과 의료인들의 의견에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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