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술 도중 뇌손상···법원 “병원측 책임 40%”
지방흡입술 도중 뇌손상···법원 “병원측 책임 40%”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3.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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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A씨, 지방흡입술 도중 지방덩어리가 뇌혈관 막아 뇌 손상
법원 "환자 말만 듣고 혈액검사 실시하지 않는 등 주의 안해"

20대 환자에게 지방흡입술을 시행하던 중 환자가 사지마비와 언어장애 등 뇌손상을 일으킨 사건에 대해 법원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병언측에 40%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환자 A씨와 그의 부모가 B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의료인으로서 의료사고가 마취 중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환자 A에 대한 경과 관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중과실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원고측은 애초 의료진의 책임이 70%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책임을 40%만 인정했다. 

지난 2013년 11월 A씨는 B병원에서 지방흡입술을 받다가 지방덩어리가 뇌혈관을 막는 바람에 허혈성 뇌손상이 발생했다. 이에 A씨의 가족은 병원측이 수술 전에 혈액검사도 실시하지 않는 등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병원측은 뇌손상의 원인을 '지방색전증'으로 진단하고 “지방흡입술을 시행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며 “지방색전증은 의료진이 통제할 수 없고 출혈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수술 전 문진을 통해 환자로부터 최근 혈액검사 결과에 대한 진술을 들었고 각종 검사를 통해 빈혈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며 “(때문에) 수술 전 혈액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환자에 뇌손상을 발생시킨 과실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환자의 무산소성 뇌손상 원인이 지방색전증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지방흡입술의 경우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액 응고 검사와 전혈구 계산을 시행해야한다”며 “환자의 혈액검사에 대한 진술만을 듣고 (혈액 검사는 실시하지 않은 채) 이학적 검사와 결막 검사등만 시행한 것은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병원측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법원은 “환자의 무산소성 뇌손상에는 체질적인 소인이 일부라도 개입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산소성 뇌손상이 의료진들이 통제할 수 없는 지방색전증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며 “의료진의 손해배상책임을 4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결국 법원은 의료진들에 “환자 A의 예상 일실수입과 기왕치료비, 향후치료비, 기왕개호비를 합산한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5731만754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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