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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소의 진화, 이번엔 ‘개방형’이다···접수부터 5분이면 'OK'
선별진료소의 진화, 이번엔 ‘개방형’이다···접수부터 5분이면 'OK'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3.31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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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개방형 선별진료소, 무증상 외국인 대상 시간당 12명 검사 가능
드라이브스루보다도 빨라···유증상자 대상으로 이르면 31일부터 시행예정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방형 선별진료소'

27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번 게이트 외부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는 아직 입국자가 없어서인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런던에서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 A씨는 검역대에서 제공한 명찰을 착용하고 인적사항 등을 작성한 뒤 이곳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상·하기도 검체를 채취했다. 접수부터 검체채취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곳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서는 1시간에 약 12명분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일반 선별진료소가 시간당 2~3명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데 비해 최대 6배 가량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바람을 통한 환기로 별도의 소독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처럼 빠른 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26일부터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 개방형 선별진료소(Open Walking Thru)를 각각 8개소씩 총 16개소를 설치했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2가지 유형의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매일 300~500명씩 확인되는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항 내 선별진료소가 있고, 이처럼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개방형 선별진료소’가 있다.

개방형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의 해외유입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그에 대응하기 위해 공항 특성에 맞게 내놓은 새로운 방식의 선별진료소다. 사실상 국내에서 아이디어를 내 전세계로 확산된 '드라이브 스루'에 이어 선별진료소가 또다시 진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보건당국은 이를 통해 공항에서 하루 약 2000명분의 검사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간 보건당국은 검진 대상자와 검진자 간 교차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부스형' 진료소를 선보이기도 했으나 음압설비 마련이 필수적이고 검체 채취가 끝날 때마다 소독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 오픈형 선별진료소는 공항의 자연바람을 통해 환기를 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별도의 소독작업이 필요 없어 그만큼 빠른 검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선 선별진료소 인력이 검사 대상자를 직접 동행해 안내하고 있다"며 "대상이 아닌 일반 승객과의 동선 구분을 분명히 하고, 관리를 위한 별도 인력도 투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개방형 선별진료소 이용대상은 ‘무증상 유럽발 장·단기 체류 외국인’과 ‘미국발 단기체류 외국인’으로 한정된다. 보건당국은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공항 내 격리시설에서 별도로 검역을 받도록 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내국인의 경우 증상이 없으면 일단 자택으로 돌아간다.

검체채취를 받고 있는 유럽발 무증상 입국외국인
검체채취를 받고 있는 유럽발 무증상 입국외국인

이처럼 무증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개방형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유증상 입국자들의 경우엔 오히려 과부하가 걸려 검사를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외국인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유증상자 선별진료소의 경우 검역 대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격리시설 확보가 진행 중”이라며 “또 무증상자나 일반 승객과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증상자 전용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공항 내부에 따로 준비해서 빠른 검체채취로 과부화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증상자를 위한 선별진료소는 이르면 31일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4월 1일 0시부터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국민과 외국인에 대해 14일간 격리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 외에도 모든 국가의 단기체류 입국 무증상 외국인에 대해서도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방형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라 검진대상자가 많지 않지만, 향후 보완되면 빠른 검진속도를 자랑하는 만큼 많은 검진대상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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