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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인데···잘못된 의료정보 ‘수두룩’
초등학교 교과서인데···잘못된 의료정보 ‘수두룩’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3.26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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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초등 전학년 교과서서 오류 55곳 발견
오류 90%가 5·6학년에 집중···"의사가 교과서 제작에 참여해야"

국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내용 중에 보건의료와 관련해 사실에 맞지 않는 내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5일 발간한 ‘초등교과서 보건의료 관련 내용의 의·과학적 사실 검증 및 개선 제안’ 연구보고서에서 건강정보 관련 오류에 대한 지적과 함께 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연구를 맡은 안지현 대한임상순환기학회 정보통신이사는 보고서를 통해 “건강정보의 오류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개념을 전달해 잘못된 건강행동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초등학교 교과서 내 건강정보 관련 내용에 대해 근거중심의학의 측면에서 의·과학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내용을 찾아내 올바른 서술 방향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건, 안전한 생활, 과학 등 보건의료 관련 초등학교 전 학년 교과서에서 총 55곳의 오류가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건강정보와 관련해 '명백한 오류'가 30%였고, '불분명한 기술'(명백한 오류는 아니나 기술이 모호해서 학생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28%, '용어의 문제'(의학용어와 다른 용어를 사용한 경우)가 42%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학년 교과서 중 90% 이상의 건강정보 오류가 5, 6학년 교과서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건강정보가 다수 포함된 보건 교과서를 5, 6학년 때 배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 중 ‘2차 성징시 목젖이 나오고 목소리가 변한다’는 내용은 “후두가 커지면서 갑상연골의 후두용기가 나오는 것으로 목젖이 아닌 목 앞이 튀어나오고”로 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몸에 해로운 약물로 커피가 소개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커피는 당뇨병, 대사증후군, 일부 암(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커피는 삭제하고 알코올(술)을 추가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냈다.

'감기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기침이나 재채기는 손을 가리고 합니다'라는 문구에 대해서도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니라 옷소매 윗부분에 입을 대고 해야 하며, 만약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 또는 재채기를 했다면 즉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6학년 교과서의 경우 임신한 여성을 임산부(임부와 산부를 함께 이르는 말)로 표기된 부분은 임신부(아이를 밴 여자)로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뇨’가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는 병이라는 설명에 대해선 "당뇨(糖尿)의 한자어 풀이 또는 당뇨병의 어원이 된 그리스어, 라틴어인 'diabetes mellitus'의 뜻 설명 수준으로 당뇨병의 정의 설명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며 "당뇨병은 혈관 내 포도당 농도가 많이 올라가는 질병으로 수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안 이사는 “학창시절부터 노출되는 교과서를 통해 올바른 건강정보를 접해야 ‘안아키’처럼 음모론에 기반한 주장에 현혹되지 않고 논리적으로 맞서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올바른 건강정보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의사, 의과학자가 교과서의 제작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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