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나라 구한 의병에 책임 돌리나···현장 의료진 철수 권고할 것"
의협 "나라 구한 의병에 책임 돌리나···현장 의료진 철수 권고할 것"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3.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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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단감염 발생 요양병원에 손해배상 청구하기로
의협, "정부·지자체가 토사구팽, 의료계 솔선수범 요청 못해"

정부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의료계가 ‘현장에 있는 모든 민간의료진이 철수할수 있다’며 경고를 보냈다. 정부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짐 보따리 찾아내라'는 적반하장식 태도로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제히 감염 확산을 의료진과 의료기관의 과실로 돌리고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을 운운하며 책임을 전가하려 들고 있다”며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요양병원이 감염예방지침 등을 담은 행정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손실보상 및 재정적 지원을 제한하는 동시에 추가방역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코로나19 감염자의 접촉자 명단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분당제생병원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른 형사고발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우선 “감염병 방역의 본질은 주체인 국가가 감염원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있지만, 정부는 지난 1월 말부터 의료계 권고에도 감염원 유입을 차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 9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에 실패했지만, 사회 질서 유지와 피해 최소화로 우리나라가 국제적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정부가 잘해서가 아닌,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몸을 아끼지 않은 덕”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도와달라고 읍소하던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이제 한숨 돌렸다는 이유로 민간에게 군림하는 것도 모자라 책임을 전가하고 면피하려 드는 광경이 '임진왜란 때 전공을 세운 의병장들에게 누명을 씌우던 썩은 관리'들을 연상케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이러한 토사구팽을 자행한다면 의협도 더 이상은 의료인과 의료기관들에게 솔선수범을 요청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이제는 스스로 보중(保重)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을 권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현장에 자원하고 있는 의료인의 철수를 권고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를 오로지 국공립의료기관과 보건소의 힘으로 극복하도록 할 것"이라며 "민간의료기관은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오직 내원과 입원환자 및 소속 의료인의 보호에 충실하도록 권고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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