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원이 난타한 항원항체 검사법···국내에서 도입 주장 나오는 이유는?
美 의원이 난타한 항원항체 검사법···국내에서 도입 주장 나오는 이유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3.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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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협회, 체외진단업체 초청 간담회서 "도입 승인해야" 중지 모아
전문학회는 "정확성 낮아 위험···RT-PCR로도 하루 2만5000건 진단 가능"
정부, 보조수단 도입 고려···“음성전환시 감염여부 확인에 혈청검사 필요”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으로 이에 대한 진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기존 진단 방식인 실시간 유전자검출검사(RT-PCR) 외에 항원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체외진단업체 5곳을 초청해 대한병원협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나라 정부도 RT-PCR 외에 항원·항체 신속면역검사법의 도입을 승인해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현재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실시간 유전자검출검사(RT-PCR)’와 항원이나 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법'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5개 회사의 제품이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는데, 모두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원인바이러스(SARS-CoV-2)의 특정유전자를 증폭하는 유전자검출검사법(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법, Real-time RT-PCR)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한 국내 진단 횟수만 이미 20만 건 이상에 달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조차 RT-PCR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진단 검진 능력을 부러워하면서 현재 30여 개 국가로부터 국내 업체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10개국은 정부 차원에서 긴급요청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의 초기 방역 실패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검사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큰 RT-PCR 진단법만으로는 관련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대안으로 항원·항체 신속면역검사법을 보조적 수단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이다. 신속면역검사법은 RT-PCR에 비해 정확도는 낮지만 시간과 비용 소모가 적다.

현재 정부도 '보조적' 수단으로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전문학회에서는 정확성이 낮아 위험하다는 입장이어서 의료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상일 대한중소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18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RT-PCR은 MRI, 항원·항체 신속면역검사법은 X-ray에 비유할 수 있다"며 "RT-PCR의 정확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진단수요가 폭증한 지금 시간과 비용 소모가 월등히 높은 RT-PCR만 고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RT-PCR의 보조적 수단이자 스크리닝 방법으로 항원·항체검사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요양병원이나 군대, 교도소 등 집단시설에서 이 검사법이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당장 오늘(18일) 발생한 대구 요양병원의 대규모 확진 사태도 항원·항체검사법이 도입됐다면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무 검사도 안하는 것보다는 항체검사법이라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낫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료계 내에서도 항원·항체 신속면역검사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관련 전문학회는 지금과 같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시기에 코로나19를 진단하기 위해 신속면역검사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진단검사의학재단,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 대한진단유전학회, 한국검체검사전문수탁기관협회는 지난 17일 공동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항원항체 면역검사는 10여 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성이 큰 장점이지만, 정확도는 분자유전검사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서 50~70%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 검사법은 분자유전검사법의 보완재로서, 인플루엔자 검사키트처럼 안정적인 시기에 선별검사 용도로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속면역검사의 특성상 위양성(정상인데 환자로 진단하는 것) 및 위음성(환자인데 정상으로 진단하는 것)이 높은데, 이런 틀린 결과로 인해 감염자가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유롭게 돌아다님으로써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상인이 필요 없이 병원에 입원함으로써 의료자원을 낭비하거나 불필요한 감염위험에 노출되는 등 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분자유전검사를 유일한 코로나19 진단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속면역검사는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나 어쩔 수 없이 보조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전문학회는 “지금은 '부정확'하더라도 빠른 검사결과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시기”라며 “우리나라는 이미 대규모의 분자유전검사 시행체계가 확립되어서 RT-PCR만으로도 하루에 1만5000~2만5000건의 검사가 가능하고 6시간 정도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신속면역검사의 도입은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항체검사법은 앞서 미국 하원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공화당 소속 마크 그린 의원은 미 하원 관리개혁위원회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지난 11일 개최한 청문회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서면 답변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적절(adequate)하지 않으며, FDA는 비상용으로라도 이 키트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그린 의원의 주장은 우리나라 정부가 코로나19 공식 진단검사법으로 RT-PCR만을 승인하고 있고 항체검사법은 불허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생긴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도 해명자료를 통해 “항체검사법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어떤 항체검사법도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하더라도 일절 확진검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도 필요 시 보조적 요법으로 '항체 진단검사법' 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질병관리본부 진단분석센터에서 여러 종류의 항체검사법을 마련 중”이라며, “확진 후 항체 형성이 됐는지, 확진자가 RT-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전환됐을 때 감염여부를 확인하려면 혈청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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