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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박능후 장관에 “고개 숙여 사죄” 요구
의협, 박능후 장관에 “고개 숙여 사죄” 요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3.1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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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부족이 의료진 때문?···코로나19와 전쟁에 나선 의료진 모욕
단순한 말실수 아냐···보건의료 몰이해, 불통·고집,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 때문

“코로나19와 전쟁에 나선 의료진을 모욕한 박능후 장관은 고개 숙여 사죄하라”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진의 방호복과 마스크 부족현상은 본인들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오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의 사죄를 요구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료계의 마스크 등 의료용품 부족 원인을 의료계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원장과 직원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환자들과 함께 약국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국내 유수의 병원들조차 수술용 마스크가 없어 면 마스크 사용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의협은 박 장관의 발언을 두고 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책임자인 주무부처 장관이 모욕한 것으로 정의했다.

의협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의료진을 모욕하고 허탈하게 만드는 바이러스보다도 독한 망언”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더 심각한 문제는 박 장관의 단순한 비틀린 현실 인식과 잇따른 설화(舌禍)라고 지목했다.

그 바탕에 보건의료에 대한 몰이해, 불통과 고집, 그리고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는 것.

박 장관은 지난달 26일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국내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입국 제한을 하지 않고 국내 방역만 하는 것은 창문 열어 놓고 모기 잡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즉,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우리 국민 탓이며 현장에서 보호구가 부족한 이유는 의료진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는 것

의협은 “무섭게 폭증한 환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정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국민의, 특히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서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기관들의 희생 덕분이지, 섣불리 종식을 논하고 나가서 행사하라고 부추기던 정부의 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의협은 “의료진들이 위험하다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괜찮다’며 꿋꿋하게 버티는 까닭은 어떤 의무나 보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의료인으로서 그게 ‘당연’하다고 배웠고 그렇게 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욕되게 했고, 최전선의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최악의 망언”이라고 개탄했다.

끝으로 의협은 박 장관에게 “양심이 있다면 정식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라”며 “큰 소리칠 그 에너지로, 심각한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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