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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증가세 꺾였다?···더 큰 뇌관, 중환자 증가세는 이제 시작
코로나 증가세 꺾였다?···더 큰 뇌관, 중환자 증가세는 이제 시작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3.17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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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상 10.5일째부터 악화···국내 중환자, 11일부터 급증세
고령자에 치명적···코로나 치명률 1% 미만, 80세 이상은 10%↑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이제는 사망자 증가와 직결되는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한다. 확진자 증가 추세가 꺾였다고 해서 좋아할 때가 아니란 얘기다. 

◆중증환자 증가세 '이제 시작에 불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현재 중증 단계 이상으로 분류된 사람은 총 86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에서 특히 중증으로 분류되는 환자는 28명, 이보다 심각한 위중하다고 분류되는 환자는 58명으로 집계됐다. 

중증환자는 스스로 호흡할 수 있지만 폐렴 등으로 인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마스크 치료가 필요하거나 열이 38.5도 이상인 환자를 말한다. 위중한 환자는 자가 호흡이 어려워 기관 내 삽관이나 기계호흡을 하거나 심장과 폐를 대체하는 인공심폐장치인 에크모(ECMO)나 인공호흡기 등을 사용하는 환자를 말한다. 

의료계는 국내에서의 코로나19 중증·위중환자 증가율 상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중환자의 경우 증상 발생 10.5일에 증세가 악화되어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회는 이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2월29일 확진자 수가 최고를 기록한 후, 3월11일부터 중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누적환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의료계 일각에선 확진자 대비 약 5%의 중증·위중환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고령의 중환자들은 사망 확률이 몹시 높기 때문에 고령자 중에서 중환자가 발생하지 않는지 더욱 눈여겨 봐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치명률(환자 수 대비 사망자 수의 비율)은 1% 미만을 기록하고 있지만 고령 확진자의 경우엔 그 수치가 급격히 올라간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80세 이상 노인의 치명률이 10.2%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은 고령노인 10명 중 1명꼴로 사망한 셈이다. 또 지난 15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2% 수준인 데 비해, 사망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은 89.3%에 이른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 코로나19 사망률은 높지 않지만 곧 외국의 사망률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교수는 “대거 감염된 젊은 신천지 교인들이 전체 통계수치를 왜곡하고 있어 고령자의 사망률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중증환자 빨리 진단, 치료해 사망률 감소시켜야 할 때"

김우주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수나 확진자 증가 추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확진자 증가 추세가 100~200명 줄었다고 해서 좋아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응급 중증환자 치료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중증환자 여부를 빨리 진단하고 입원시킨 뒤 잘 치료해 사망률을 감소시켜야 할 때”라며 “만일 이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증환자의 사망률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가 중환자 치료에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코로나19가 중증도가 높지 않은 바이러스라고 하지만, 감염력이 높다보니 중증도가 낮더라도 사망자는 증가하게 돼 있다”면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중환자를 제때 잘 치료하는데 정부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의료계 자체적으로 중환자 치료를 돕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중환자의학회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 지역 중환자들을 돕기 위해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할 의료진을 모집 중이다. 이미 1차로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파견근무가 이뤄졌고 지난 14일부터 2차 파견 의료진이 근무 중이다. 

홍성진 회장은 "공공의료기관이나 상급종합병원 모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했을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인력’"이라며 "정부가 인력 확보 지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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