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들보다 현장 많이 다녔다”며 목소리 높이자 일순간 '정적'
최근 잇따른 설화로 구설수에 올랐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번엔 “의료계가 (마스크) 재고를 쌓아두고 싶어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최근 마스크 부족사태의 책임을 의료계에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4조58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하는 등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안 논의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능후 장관에게 “현장에서 당사자(의료진)들이 보호장비 부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마스크가) 정작 필요한 의료 현장에는 부족해선 안 된다”고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의료계에는 우선적으로 공급해서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리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감염학회가 (중국발) 입국제한을 추천하지 않았다"고 말해 거짓 해명 논란을 일으키는 등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수 차례 '설화(舌禍)'에 휩싸였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대정부 입장문을 통해 박 장관의 경질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 장관이 또다시 의료계를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이명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곧바로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의료계가 쌓아두려고 한다는 말은 잘못된 말씀”이라며 “말꼬리 잡기, 말실수 잡기가 아니라 정확히 현장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엔 박능후 장관이 즉각 반발했다. 박 장관은 “의원님들보다 (제가) 현장을 많이 다녔다”면서 “방호복이 부족하다는 병원에서 방호복이 몇 벌 들어오는지, 실제로 몇 벌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봤더니 하루에 저희가 300벌 지원했다”고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은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장관이 방호복이 부족하다는 야당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300벌이나 지원했는데)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안 입고 진료를 볼 수가 있습니까”라며 목청을 높이자 수 초간 회의장에 적막이 흘렀다.
박 장관은 이어 “본인들이 더 많이 (방호복과 마스크 등 물품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한두 마디 말씀 듣고 정부를 오해하면 섭섭한 말씀”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이명수 의원은 “사실관계를 두고 (다르게) 말씀을 하시면 제가 장관님하고 할 말이 없다”며 “기본 인식을 바꾸지 못하면 장관님은 절대 이 문제 해결 못 하신다”라고 말했다.
일순간 냉랭해진 분위기를 해소하고자 결국 위원장이 나섰다. 김세연 위원장은 “차질없이 대비되고 있다고 믿습니다만 만에 하나 생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불철주야 노력하는 공무원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하고는 산회를 선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