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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팬데믹' 선언··· “이미 '심각' 단계 한국선 의미 없어”
WHO, '팬데믹' 선언··· “이미 '심각' 단계 한국선 의미 없어”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3.12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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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교수, ‘통제가능 주장’에 동의 못해··각국 ‘각자도생’해야 할 때
“거브러예수스 총장은 의료인 아닌 외교관”···실제로 非의사 출신 첫 수장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팬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태)을 선언하면서도 “통제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감염병 권위자가 ‘심각’ 단계인 우리나라에는 별 의미 없다면서도 다만,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사진)은 12일 병원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놀랍게 확산되어 심각성을 깊이 우려하며 ‘팬데믹’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면서도 “다만,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 가능한 팬데믹이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메시지도 내놨다.

그러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2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제서야 WHO 사무총장이 펜데믹을 선언하고, 통제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응 시기를 한참 놓쳤을 뿐만 아니라 ‘통제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안이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 교수도 “WHO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이 이런 발언을 해서 영향이 크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어서 경보수준을 ‘심각’단계로 설정해 대응하고 있는 만큼 별 의미 없다”며 “WHO의 팬데믹 선언과 무관하게 국내 방역 강화와 외국인 영유입 차단 등 좀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정부가 심각단계 경보에 걸맞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외국인 유입 방지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통제 가능하다고 한 WHO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신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거브러예수스 사무총장은 의료전문가라기보다는 외교관에 가깝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그의 시각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실제로 거브러예수스 총장은 비(非)의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WHO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김 교수는  “WHO사무총장이 코로나19를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국내외 감염전문가나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느 나라든 지역사회 전파는 올 수밖에 없다. 단지 그게 빠르냐 늦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에 대해 통제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WHO 사무총장 입장에서는 희망적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며 “실제로 거브러예수스 총장은 이디오피아 보건부·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보건전문가라기보다는 ‘외교관’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WHO 사무총장의 ‘정치적 발언’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되고 전 세계 국가들이 각자의 사정에 맞게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범상치 않은 바이러스다. 전반적으로 치사율은 낮지만 고령자, 기저질환자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존의 신종 바이러스와 분명히 다르다”며 “이 때문에  WHO 사무총장의 ‘외교적 수사’를 곧이곧대로 믿었다가는 뒤통수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각국의 형편에 맞게 ‘각자도생’의 정신에 따라 대비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미국은 초기부터 입국을 제한한 반면, 독일의 경우 굳이 입국통제를 하지 않았던 것이고, 이탈리아의 경우는 우한과 같은 ‘락다운’ 조치를 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각국이 남의 나라 형편을 돌볼 때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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