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현실적 대안은 ‘신약 재창출’
불붙은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현실적 대안은 ‘신약 재창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3.1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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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임상시험에 큰 기대···국내업체들도 연구개발 활발
코로나19 항체 탐지용 단백질 제작 성공이 치료제 개발은 아냐
치료제 개발되더라도 동물·인체실험 등 지난한 과정 거쳐야

해외는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다. 정부도 최근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항체 탐지용 단백질 제작에 성공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며 치료제 개발 연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것처럼 상황을 낙관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항체 탐지 단백질 제작으로 당장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거나 항바이러스 효과가 입증된 것이 아니고, 개발이 가능하다고 해도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을 위해 동물실험과 인체실험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신약 재창출’을 꼽는다. 즉, 기존에 나온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임상시험을 실시함으로써 코로나19까지 적응증을 넓히는 방안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현재 임상 시험 중인 길리어드사의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에 가장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국내 15개기관도 치료제·백신 개발 뛰어들어

이와 별개로 현재 국내에서는 치료제·백신 개발과 관련해 15개 기관에서 기초 연구가 9가지, 임상 연구는 6가지 정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원희목)의 자체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5개사가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 중이며, 4곳의 정부기관도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방 백신의 경우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존에 독감백신 등 개발 역량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은 자체 백신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서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활발한 국내 공급이 가능해져 제약 주권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제의 경우 국내 제약사들도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했던 의약품에서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가 공고한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에 지원해 신종 바이러스 백신의 생산, 공급, 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GC녹십자도 백신 관련 질본이 공고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과 치료제 관련 질병관리본부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에 지원한 상황이다.

이외에 보령바이오파마도 백신 개발을 준비 중이고, 스마젠도 국제백신연구소와 연구용역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해 다양한 바이러스 유래 감염증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유전자 핵심 항원을 탑재한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지플러스생명과학도 식물 기반 플랫폼을 통해 백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치료제의 경우 질본이 공고한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에 지원한 셀트리온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혈액을 공급받아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를 개발 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자사가 보유한 기도 만성염증 억제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로 중증폐렴 진행을 억제한다는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개발 후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셀리버리는 중증패혈증 치료제 'iCP-NI'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져 2개의 중국 제약사들과 ‘패스트트랙 임상’을 포함한 의견을 교환 중이다. 노바셀테크놀로지에이디엠코리아와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면역치료제 ‘NCP112’를 통해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증증 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뮨메드는 지난  2월 서울대병원과 치료목적사용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HzVSFv13주로 인플루엔자 적응증 치료제 임상 1상을 이미 마무리했고,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유틸렉스는 면역항체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 신약 개발에 착수해 4-1BB 발현 림프구 활성화를 유도하는 항체를 통해 개발한다는 계획이고, 지노믹트리는 충남대와 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 및 항바이러스성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카이노스메드는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자체 보유 연구 화합물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능 검증에 나설 예정이고,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신약 창출을 위한 스크리닝도 진행할 계획이다.

코미팜은 잘 알려진 대로 자사의 신약물질 ‘파나픽스’를 통해 폐렴을 유발하는 ‘카이토카인 폭풍’ 억제를 위한 신약물질 개발을 추진 중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2,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백신·치료제 최종승인까진 난관 예상···김우주 교수 "현재로선 신약 재창출이 가장 효과적"

이처럼 해외는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적극 뛰어들었지만 최종 승인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에 나와있는 약물의 적응증을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까지 넓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는 “당장 쓰일 수 있는 신종 바이러스의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항바이러스제의 적응증을 넓혀서 신약 재창출을 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약물 중에서는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가 가장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이미 중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고, 미국 국립보건원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많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전 세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참여해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미국 국립보건원과 계약을 맺고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다만 김 교수는 “렘데시비르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며 애초 700명으로 임상시험을 계획했지만 확진환자가 줄면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연구를 위해 항체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코로나19 항체 탐지용 단백질 제작에 국립보건원이 성공했다며 곧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항체를 찾는 항원단백질을 발견(합성)했다는 의미로 이것으로 치료제 개발이 완료된 것이 아니고 효과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단지 항체면역검사를 하는 방법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단백질 ‘프로브’가 잘 작동하면 이것으로 환자의 혈액에서 코로나19를 강력히 중화시키는 항체, B림프구를 찾아 대량으로 증식시켜 만들어내면 '항체치료제'가 되는 것”이라며 “치료제를 생산하게 되더라도 동물실험과 인체실험 등 상당히 어려운 절차가 남아있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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