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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 ‘헛걸음’ 여전···판매처 정보 앱으로 공개한다
마스크 5부제 ‘헛걸음’ 여전···판매처 정보 앱으로 공개한다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3.1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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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앞 대기열 줄었지만 물량 부족 여전
정부, 판매처 정보 공개로 혼란 개선 기대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정부는 누구든지 요일별로 정해진 날짜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지만 정작 현장에선 빈손으로 약국을 나서는 이들이 여전히 많았다. 정부는 공적마스크 판매 장소와 판매량 등 정보를 앱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약국들은 일찌감치 문 앞에 ‘마스크 소진’이나 '판매 완료'라고 쓰인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둘째날인 이날은 출생년도 끝자리가 ‘2나 7’인 구매자들에게 마스크 2장씩을 판매하는 날이다. 아무런 대책 없이 줄을 서던 때와 비교해 대기열은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불만을 토로했다. 

아직 홍보가 덜 돼 혼잡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판매하도록 되어있지만 주민등록번호 뒷번호 7개의 끝자리로 착각해 약국을 방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판매한다고 오인한 경우도 있었다. 또 대리구매를 위해 챙겨야 하는 등본 없이 ‘가족관계증명서’만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정부가 대리구매 대상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독거노인들의 경우 구매를 대리해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 지팡이를 짚고 직접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140만5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가족이 있는, 그것도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고 있는 노인에게만 대리구매 혜택이 주어지는 실정이다.

약사 A씨는 “약국 문을 여는 순간부터 줄섰던 인파가 몰려드는데, 2시간이면 입고된 마스크가 동이 난다”며 “손님들마다 꼭 마스크를 대리 구매해야하는 딱한 사정들을 털어놓는데, 왜 이해를 못 해주냐며 역정을 내신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고, 사정을 이해하고 욕을 먹는 것은 약국의 몫”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약국 직원 B씨는 “애로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약국 문을 여는 시간도 늘리고 많은 인파를 소화해낼 직원을 늘렸으니 인건비도 늘어나는데 책임은 누가 질지 의문이다. 3~5개씩 들어오는 마스크를 소분포장하기 위한 비닐 팩도 사비로 구매했다”며 “감염병이라는 공통주제로 의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구매자도 판매자도 예민한 상태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마스크 물량이 부족하지만 지역 혹은 약국 위치에 따라 또 상황이 달랐다. 약사 C씨는 “대학병원 근처 약국이나 건물구조상 큰길 1층에 위치해 있는 약국들은 마스크가 금방 소진될 수 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약국이나 지하, 2층 이상에 위치한 약국들은 여유롭게 하루 동안 판매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부는 마스크 구매자들이 약국을 전전하며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오후 7시부터 공적마스크 판매장소와 판매량 정보를 일반에 공개키로 했다.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민간 서비스개발자 등이 이를 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정보화진흥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력해 공적마스크 판매 데이터를 민간기업 등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심평원이 판매처(약국은 10일, 우체국은 11일부터, 농협 하나로마트 제공일은 협의중)와 판매현황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정보화진흥원에 제공하면 진흥원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국 주소 등을 재가공해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민간 4개 클라우드 기업(KT·코스콤·NHN·NBP)은 데이터 서버와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국민들이 휴대폰과 PC등을 통해 마스크 판매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적절한 시기에 약국을 방문해 혼란 없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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