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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신청 계획만 밝혔을 뿐인데···'코미팜' 주가 급등 논란
임상신청 계획만 밝혔을 뿐인데···'코미팜' 주가 급등 논란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3.0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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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 반영한 듯···실제 개발 여부는 불투명
증시 전문가 "작전세력 개입, 대주주·임원 등의 주식처분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신청 계획을 밝힌 직후 급등한 코미팜 주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신청했다고 밝힌 코스닥 상장기업 '코미팜'의 주가가 코로나 특수를 타고 급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임상신청 단계임에도 주가가 기대감을 타고 크게 오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미팜은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암성통증 치료제로 개발해 온 자사의 신약물질 '파나픽스'의 적응증을 코로나19 바이러스 폐렴으로 확대하기 위해 '긴급 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미팜에 따르면 파나픽스는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약물로, 면역세포의 신호전달 인자가 활성화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즉, 염증유발 사이토카인 TNF-α, IL-1β, IL-6 등의 인자 배출을 억제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폐렴을 원천적이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코미팜은 'Invitro(시험관 시험에서의 효능 확인)' 실험과 'Invivo(동물을 대상으로 한 효능 확인) 실험은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도 372명의 타 질환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실시해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이번 긴급 임상시험에서는 코로나19에 의한 폐렴 치료효과에 대한 확인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돼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여 현재 5000명이 넘었지만 '신종' 바이러스인 까닭에 아직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미팜이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다는 소식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덩달아 이 회사 주가도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1만3100원이었던 이 회사 주가는 임상 신청 소식을 발표한 26일 다음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여 지난 2일엔 종가 기준 2만105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잠시 조정을 받았다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회사 측이 밝힌 대로 단지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UND)을 신청만 한 상태에서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코로나19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신약 개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가 급등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식약처가 코미팜 측에 보완자료를 요청함에 따라 코미팜은 이를 제출하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식약처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임상승인 검토를 되도록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임상시험 신청 후 검토 기간은 30일 정도 소요된다.

코미팜은 비록 상장기업이긴 하지만 역사에 비해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다. 지난 1972년에 동물의약품 기업으로 설립돼 코스닥에는 2001년 10월 30일 등록했다. 사업 종목은 생물학적제제(백신), 화학적제제(치료제, 소독제), 바이오비료 등이고 최근에는 유전자 재조합 백신, 항암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검증받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이번에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시작한다고 밝혀 코미팜의 주가가 급등한 데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최근 ‘신라젠’과 마찬가지로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신청을 했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미팜 측은 이번 임상 신청 소식을 공시에 적시하며 ‘긴급 임상시험계획 신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치료제의 경우 '긴급 임상신청'이라는 제도는 없다. 이처럼 공식 용어가 아닌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코미팜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 식약처에서도 임상을 조속히 승인해 줄 것으로 예상돼 빠르면 1주일 이내에 승인이 나고, 임상 2상을 2주 정도 진행하면 한 달 이내에 파나픽스의 효용성 검증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측이 이처럼 임상 시험에 대해 핑크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통상 임상 시험약물이 신약으로 최종 승인받을 수 있는 성공 확률은 약 0.0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통상 5000~1만 개 후보 물질 중 단 한 개의 약물이 신약 승인의 관문을 통과하는 셈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이번 코미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코미팜을 포함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발표했거나 유사 치료제를 생산 중인 상장회사들의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와는 무관하게 널뛰고 있다"며 "이런 '테마주'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급등락을 반복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무엇보다 주가 시세차익을 노린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신라젠의 경우처럼 주가 오름세에 대주주나 임원들이 보유주식 처분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면 섣불리 투자하지 말고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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