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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구는 신천지교도 외엔 코로나검사 못받는다?
[팩트체크] 대구는 신천지교도 외엔 코로나검사 못받는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3.0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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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의사소견 없는 경우 신천지 위주로 검사 이뤄질 가능성 있어
검사대상 아니어도 원하면 '자비'로 검사 가능···양성이면 '환불'
지침에 명시된 검사대상은 검사비용 무료, 아니면 먼저 돈 내야

최근 대구의 한 시민이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서 코로나 검진을 받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됐다. 청원자는 게시글에서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부담으로175000원을 부담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대구에선 신천지 교인이 아닌 경우 진단검사에서 차별이 이뤄지고 있을까. 만약 사실이라면 신천지 교도를 우선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중국 방문·확진자 접촉·의사소견 있어야 검사 대상

우선 대구 지역 공공의료기관을 비롯한 대학병원,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이 ‘신천지 교인’을 감염 확산의 주요 요인으로 판단해 환자 선별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현재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선 △중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난 사람 △확진환자의 증상 발생 기간 중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뒤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 △의사 소견에 따라 폐렴 증상 등을 보여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사람 등에 해당해야 한다.

또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어도 동남아 등 코로나19 2차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를 다녀와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나타나면 의사 소견에 따라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이상의 경우엔 국가에서 검사비도 지원해 준다. 

여기에 더해 대구시의 경우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지역 보건소장이 특별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특별 조항으로 추가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보건소장이 신천지 교인을 '특별하다고 인정'한다면 진단검사 대상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천지 교인들이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 만큼, 보건소장의 판단 하에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는 것 같다”며 “아마 대구시민이 올린 청원은 의사의 판단 사례에 맞지 않아 검사를 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국민청원과 관련해 대구지역 보건소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중국 방문객이나 신천지 신도, 밀접 접촉자들을 우선적으로 검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따라서 대구의 경우 검사를 받겠다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검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고, 증상이나 의사 소견이 없다면 보건소장이 '특별히 인정'한 신천지 교도 중심으로 검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아니면 자기 돈 내고 검사받아야 한다?···진단검사 대상이면 '무료'

그렇다면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진단검사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 청원자는 “진료비 17만5000원을 내라고 하니 돈 없는 노인들 거의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지금 대구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환자들은 집에 자가격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지침에서 명시한 진단 대상에 해당할 경우 진단검사비는 국가가 지원해준다. 다만 중국 여행 이력 등이 없고 의사가 진단검사를 받을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도 본인 의사에 따라 진단검사를 받는다면 이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또 일반진찰이나 X-ray 검사 등 다른 진료비용에 대해서는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확진환자와 의심환자, PUI(경증 조사대상유증상자·Patient under investigation) 등 의사의 판단 사례에 부합하는 경우 진단 검사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며 “전국 선별진료소가 이 매뉴얼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단검사 대상이 아닌데도 진단검사를 받겠다고 주장할 경우엔 먼저 진단검사비(최소 16만원)를 내야 한다.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검사비를 돌려준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관계자는 "신천지 교인에게 감염의 위험요소가 많은 것은 맞지만, 그들을 우선적으로 진단해야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 다른 환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면담 진료 시 신천지 교인인지를 따져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대구처럼 신천지 교인을 우선으로 하는 진료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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