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변호사 고르는 법 (하)
좋은 변호사 고르는 법 (하)
  • 전성훈
  • 승인 2020.02.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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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변호사의 친절한 법률 이야기' (70)
전 성 훈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법무법인(유한) 한별
전 성 훈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 법무법인(유한) 한별

이전 글에서, 좋은 변호사 고르는 비법 중에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것을 각각 살펴보았다. 기억이 나지 않으시는가? 글의 말미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라. 이번 글에서는 좋은 변호사를 고르기 위한 세 번째 조언인 ‘고려할 것’을 설명하겠다.
불과 20여년 사이에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정보 교류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은 사실상 없어졌다. 방탄소년단의 뉴욕 신년 공연을 서울 방안에서 누워서 라이브로 보는 세상이니 말이다. 과거에는 세상이 거의 변하지 않아 정보의 산출이 느려 정보의 습득이 중요했지만, 현대에는 전세계의 정보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교류되면서 정보가 말 그대로 범람하고 있다.

어떤 결정을 위해서 정보가 필요함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최근의 정보의 범람 속에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 정보이고 어떤 것이 쓸데없는 정보인지 도무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전문가는 정보의 습득이 어려웠던 과거에도 정보제공자로서 각광받았지만, 정보의 질이 높아지고 정보의 취사선택에 도움이 필요한 현대에도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을 볼 때, 좋은 변호사를 선택하기 위한 세 번째 조언은 당연한 것이다. “전문성을 고려하라.”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여 상병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보통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므로, 이를 이전 글에서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른다.’고 표현한 바 있다. 변호사 역시 그 점에서 마찬가지여서, 그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면 당연히 ‘알면 아는’ 변호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변호사의 전문성에 대하여 의사들이 약간 오해하고 있는 점도 있는데, 그것은 ‘전문’변호사에 관한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전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변호사가 신청하면 특정 분야의 ‘전문’변호사로 등록하게 한 뒤 이러한 경우에만 ‘전문’이라는 표현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절차를 거쳐 전문변호사로 등록된 변호사는 현재 2,000여 명으로, 전체 변호사의 7~8%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법조경력이 많은 변호사들은 요건을 손쉽게 구비할 수 있음에도 전문변호사로 거의 등록하지 않는다.
약 92%의 변호사들이 전문변호사로 등록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분야의 전문변호사로 등록하면 이를 표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그 분야와는 무관한 분야의 사건 수임시 지장이 있는 단점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가령 의료 전문을 표방하는 변호사에게 어떤 기업이 M&A 사건을 맡기려고 할 때에는 머뭇거리게 되며, 이혼 전문을 표방하는 변호사에게 의료 사건을 맡기려고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전문변호사로 등록한 것이 그 변호사의 전문성을 일정 정도 담보할 수는 있지만, 전문성에 대한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의학의 26개 전문과목으로 생각하여 ‘전문변호사=전문의’로 생각할 수는 없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첫째, 전문성 있는 변호사를 선택하려면 어떤 기준으로 변호사를 선택해야 하는가? 의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변호사는 경험이 중요하다. 또한 연차가 높다고 하여 모든 분야의 사례를 다 경험하여 볼 수는 없다는 점 역시 의사와 변호사가 유사하다. 따라서 조력을 필요로 하는 그 분야의 ‘실무 경험’을 많이 갖춘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둘째 그 변호사가 실무 경험을 갖추었는지 어떻게 아는가? 내 사건을 가지고 직접 만나 상담하여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진료 보기도 바쁜데 직접 만나야 하는가? 전화진료보다 대면진료가 정확함은 누구보다도 의사들이 잘 알 것이므로, 이 부분은 개인의 선택이다. 야간이나 휴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일정상 어려우면, 자료를 미리 제공한 후 전화로 상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누구를 만날 것인가? 유사한 문제를 경험한 주변 동료나 지인의 소개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광고를 통해 변호사를 찾는 것은 그리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변호사를 ‘고른다’고 제목에서 표현했지만, 이는 첫 번째 행동을 말하는 것뿐이고 정확하게는 변호사와 ‘동행한다’는 말이 맞다. 의사의 조언에 환자가 꾸준히 따라 주어야 완치/호전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변호나 소송대리를 수행함에 있어서 의사가 적어도 몇 개월, 길면 몇 년간의 변호사의 조언에 잘 따라 주어야 승소/무죄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만 원, 적은 돈이 아니다. 하지만 못 치를 돈도 아니다. 법적 절차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로서 긴 시간 동안 사건을 직접 처리하는 경우의 부담을 생각해 보면, 속된 말로 거기에 신경 쓸 시간에 열심히 돈 버는 게 낫다. 병원 개원시 인테리어 비용이 천만 원 차이 난다고 크게 신경 쓰시는가? 하물며 인테리어보다는 법적 분쟁이 중요하지 않은가.

가장 나쁜 경우는,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 귀동냥으로 혼자서 수사에 대응하다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 된 후에 법적 조력을 구하는 경우이다. 이런 사건을 담당하게 되면, 마치 두 번의 수술에서 ‘망한’ 눈을 ‘예쁘게’ 재수술해 달라는 환자를 만난 의사의 심정이랄까.

요약하겠다. 첫째, 인터넷 광고에 의지하지 말고 주변의 지인들을 통하여 직접 변호사를 찾는 것이 좋다. 의사라면 거의 예외 없이 훌륭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므로, 대부분 좋은 변호사를 직접 소개받을 수 있다. 둘째, 소개자를 통하여 성실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상담에서 성실해 보이지 않는 변호사는 즉시 배제하라. 보수와 무관하게, 성실한 변호사는 도움을 구하는 의뢰인을 홀대하지 않는다. 의사도 아마 같을 것이다. 셋째, 변호사와 의사는 업무 방식과 기간이 다르다. 전문성을 중시하되, 성실성과 전문성 사이에서 균형 있게 판단하는 것이 좋다.

살펴본 세 가지 요소들을 잘 고려하여 변호사를 선택한다면, 인생의 폭풍우를 만났다 하더라도 현명하게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유능한 조타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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