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6:31 (금)
서울의사 3월호 낭만닥터 인터뷰(정준표 정준표내과의원 원장)
서울의사 3월호 낭만닥터 인터뷰(정준표 정준표내과의원 원장)
  • 의사신문
  • 승인 2020.02.20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활력과 행복을 주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정준표 정준표내과의원 원장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활기차고 깔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정준표 원장의 삶과 같다. 운동과 음악,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인생을 살아가는 정 원장은 마치 어린 왕자처럼 앞으로의 인생을 꿈꾼다.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전파하는 그는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신뢰감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테니스, 그리고 음악을 즐기는 정 원장과 쾌활한 대화를 나눴다.

 

“스포츠는 활력과 즐거움을 줍니다
승리를 떠나서 지인과 함께하는 문화생활이지요”


정 원장은 동그란 것이면 다 좋아한다며 웃는다. 농구, 축구, 배구부터 시작해 현재는 테니스까지 섭렵한 그는 언제 어디서나 활기찬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다. 의과대학 때는 농구선수를 맡았고, 군복무를 할 때와 연세의료원 체육대회 때는 배구선수로 뛴 적도 있다. 한마디로 날고 기는 체육인이다. 테니스를 시작한 이유를 묻자 정 원장은 잠시의 고민도 하지 않고 ‘접근성’이라고 말한다.
“졸업 후 인턴을 하다 보니 이전처럼 사람들을 모아 축구나 농구 등을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혼자서도 즐길 수 있고 두 명이면 충분한 운동을 찾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테니스였죠. 그때는 주택가 공한지에 테니스 운동장이 많아 접근성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테니스는 1:1, 혹은 2:2로 상대와 호흡을 맞추거나 같은 팀 선수와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는 스포츠다. 살아 움직이는 공을 맞댈 때마다 행복하다는 정 원장은 자신의 주 종목은 ‘살아있는 공’이라고 말했다.
“골프나 당구는 죽은 공이고, 농구나 축구는 살아있는 공이라고 부릅니다. 정지된 상태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과 움직이는 공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틀 수 있는 것은 다르니까요. 저는 살아있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운동은 말 그대로 운동이 된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아가 친목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정 원장은 억제돼있던 자신을 표현하고 배출시키는 감각을 많은 사람이 즐기길 바란다.
또한 스포츠의 장점은 ‘승리의 짜릿함’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무대에 매료된다고 하는 것처럼 스포츠는 승리에 매료된다.
“물론 승리가 있다면 패배도 있지요. 요즘 제 연구대상은 패배하고도 상처받지 않는 것입니다. (웃음)”
활기차고 명쾌한 테니스,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묻자 정 원장은 가볍게 답한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요. 테니스도 골프도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하는 운동입니다. 정말 열심히 하면 2~3년 만에 상급 수준으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둬야 합니다. 만약 내일 테니스 약속이 있다면 그날은 다른 약속을 절대 잡아선 안 되지요.”
동문 테니스 대회, 클럽 테니스 대회, 전국의사단체전 은배부 우승과 개인전 금배부 진출까지. 거기에 서울시구대항에서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정 원장은 스포츠에 빠져들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운동은 어려서부터 제 삶의 일부였어요. 활력과 건강을 줬지요. 게다가 많은 친구를 만나게 해줬습니다. 승리를 할 때의 짜릿함, 그것을 넘어서서 스포츠는 함께하는 행복한 문화생활입니다.”

 

 “마음속에 간직하던 음악의 꿈,
다시 꿈꾸기 시작하며 미래의 나를 그려봅니다”


정 원장은 어릴 적부터 음악을 참 좋아했다. 그러나 의사가 되면서 마음에 여유를 잃고 음악과 멀어졌다고 말한다. 그것을 깬 계기에 대해 묻자, 정 원장은 입가에 미소를 띄며 그때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몇 년 전의 일입니다. 1971년 미국에서 결성된 유명한 록밴드 ‘The Eagles’가 한국으로 내한공연을 왔지요. 그때 지인이 티켓을 구했다며 같이 보러가게 됐어요. 그때였습니다.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을 때가요. (웃음)”
정 원장은 커다란 무대에서 자유롭게 노래하는 록밴드를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 그간 왜 잊고 살았나 후회가 될 정도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 날 이후로 그는 다시 음악에 몰입하게 됐다. 마음속에 간직하던 음악에 대한 그리움이 눈을 뜬 것이다. 정 원장은 즉시 오랜 동창들과 밴드를 꾸려 뮤직홀에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좋아하던 기타를 다시 잡고 솜씨를 뽐내며 근사한 음악을 연주하는 즐거움에 ‘나도 모르게 크게 웃게 된다’며 정 원장은 웃는다.
“몇 년 전에 조선일보의 ‘조용헌 살롱’이라는 칼럼을 읽는데, 사람이 오십이 넘으면 음, 체, 미. 즉 음악과 체육과 미술 중 하나는 해야 한다더군요. 저는 하나가지곤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웃음) 체육은 기본적인 것이고, 음악이나 미술 중 하나를 하려 했는데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지요.”
몇 년 전 정 원장은 원로 선배인 박호길 박사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명 받았다고 말한다. ‘늙어서도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라는 선배의 말이 뇌리에 박혔다. 그래서 정 원장은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체육과 음악을 선택한 것이다.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고 집에 가서는 매일 기타를 연습한다는 정 원장은 간혹 단골 라이브 바에서 기타 연주를 한다. 친한 주인이 ‘많이 늘었다’고 응원해주는 한 마디가 정 원장의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강남구내과밴드 모임이 있습니다. 현재 내과 선생님 세 분과 함께 하고 있는데, 두 분은 색소폰을 연주하고, 한 분은 드럼과 베이스 기타를 맡고 계시지요.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고,
매 순간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정 원장은 사실 의사에 대한 꿈이 전혀 없었다고 말한다. 공부에도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문과 쪽을 지향했다. 그러나 육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다른 형제들의 삶을 지켜보며 내심 부러움과 라이벌 의식을 갖게 됐다는 정 원장. 어릴 적 아버지가 ‘사람이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남에게 머리 숙일 일은 없다’고 한 말을 떠올리며, 정 원장은 한참 고민했다.
“진로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힘들지 않은 길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하는 김에 남들이 다 힘들어하는 의사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웃음)”
그렇게 시작된 의사의 길은 그에게 많은 지식과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무작정 시작했던 의학 공부가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변해가며, 한층 진지한 마음으로 의사로서 진료에 임하게 됐다는 정 원장. 그는 근래 환자들의 신뢰를 느끼며, 기쁨을 맛본다.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말을 잘하는 것, 환자를 잘 케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저를 믿고 온 환자들에게 그만큼의 신뢰를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정 원장은 근래 젊은 의사들의 개원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모든 것은 시간 싸움이다. 개원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의학정보가 넘쳐나고 병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자리를 잡는 것이 무척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5년, 10년 이상 버티다 보면 환자들이 하나 둘 찾아온다. 화려한 말솜씨가 없어도 우직하게, 또 정직하게 환자를 대하다 보면 어느 순간 환자 스스로가 의사의 조언을 바라고, 그 말을 신뢰한다. 힘들겠지만 환자들이 먼저 따라오는 의사가 돼야 한다고 정 원장은 강조한다.
“개원의들의 길이 점점 더 좁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만큼 마음을 굳세게 먹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정 원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여행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한 달 정도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마추픽추도 보고 싶고, 브라질의 이구아수 폭포도 보고 싶고요.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 등 가고 싶은 곳이 많습니다만, 언제쯤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웃음)”
스포츠와 음악, 자유로운 인생을 즐기는 정 원장이 마음 속 깊이 담고 있는 소망은 바로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라는 속담이다.
“언젠간 제 이름을 남기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의사로서, 또 스포츠를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뭐든지 말이죠. 그럭저럭 살다 가는 인생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행복이란 현재의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앞에 서서 그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이뤄내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이 바로 정 원장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삶이다. 세상에 길이 남을 이름을 가진 정 원장, 그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