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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코로나 지역사회 확산에 '긴급 방역체계 재정비' 촉구
의협, 코로나 지역사회 확산에 '긴급 방역체계 재정비' 촉구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2.20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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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의료기관 및 보건소가 발열·호흡기 증상 환자 전담, 의료기관 이원화
의원급과 중소병원 내원 의심환자는 상시이송-의뢰체계로 신속하게 분리

의료계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현실화됨에 따라 긴급 방역체계를 재정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의료계가 정부의 1차 방역 실패 선언과 함께 지역사회 감염 현실화에 따른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10여명이 넘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추가 확진자 13명 가운데 11명이 31번 환자와 접촉한 신천지예수교 신도로 알려져 우려했던 지역사회에서의 슈퍼전파자 출현이 현실화됐을 뿐만 아니라 서울 성동구에서 확진된 환자 역시 여행력과 확진자 접촉력이 없는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 사례”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코로나 19의 잠복기와 특별한 치료 없이 지역사회 내에서 이미 무증상 또는 경증을 거쳐 회복됐을 감염사례까지 감안하면 현 상태 역시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의심환자를 추적, 관리해 환자의 추가 발생을 차단하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는, 즉 중증으로의 진행이나 사망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 19에 취약하고 나이가 많은 노인 환자나 급성 호흡기 감염증에 취약한 천식·만성폐쇄성 질환 등 호흡기질환자의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고 의협은 제안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발열 또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는 우선적으로 선별진료가 가능한 보건소나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해 고위험군과 코로나 19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가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현재의 선별진료소만으로는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있는 많은 환자들을 다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보건소를 포함해 지방의료원과 같은 국공립의료기관을 한시적으로 ‘코로나19 의심증상 전담진료기관’으로 지정해 전체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과 일반진료 의료기관으로 이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확보하고 있는 의료진, 시설, 병상 등 모든 진료역량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00%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선별진료가 불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은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있는 환자가 선별진료기관 또는 전담진료기관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만약 진료 도중 의심환자가 확인되었을 때에는 즉시 환자를 검사가 가능한 기관으로 안전하게 이송, 의뢰할 수 있는 상시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아울러 의협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권고해온 위험지역,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제한을 거듭 요구했다.  

의료계는 대학병원 응급실 폐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쳤다. 현재 여러명의 환자가 발생한 대구광역시의 경우, 5개의 대표적인 대형병원 가운데 현재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3개 병원 응급실이 모두 폐쇄된 상황이다. 

의협은 “만약 현 시점에서 대구지역에서 중증의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처치를 신속하게 받을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불과 10여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 사이에 국내 대표적 병원의 응급실들이 연달아 폐쇄됐다. 심각한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국민 건강에 대한 매우 큰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정부는 더 이상 지체 말고 전 의료기관을 이원화해 코로나19에 전력 대응하는 한편,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환자가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도 여전히 일반진료나 보건사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일부 보건소들은 이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선별진료에 모든 총력을 기울여야 하며, 무엇보다 방역 시스템의 재정비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현장의 목소리, 의료계의 의견에 이제는 제발 귀를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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