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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위험 '벨빅' 결국 국내에서도 '퇴출’ 수순 밟아
발암 위험 '벨빅' 결국 국내에서도 '퇴출’ 수순 밟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2.1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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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이어 국내 식약처도 판매・처방・조제 중지 및 회수

비만치료제 ‘벨빅’이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퇴출 수순에 들어갔다. 앞서 제기된 암 발병 위험성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 이하 식약처)는 식욕억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인 일동제약(주)의 ‘벨빅정’ 및 ‘벨빅엑스알정’ 2개 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 계획을 알리고 의·약사에게 처방·조제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홈페이지를 통해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위약 대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조사에 자발적 시장 철수를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식약처의 조치도 미국 식품의약국의 정보사항과 조치내용을 참고해 결정한 것이다.

미국 FDA는 지난 달 14일(현지시각) 입장문을 통해 “임상 평가 분석 결과, 체중 감량 의약품인 로카세린 성분의 Belviq(벨빅), Belviq XR(lorcaserin)에 대한 안전성 임상 시험에서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틀이 지난 1월 16일 식약처도 안전성 서한을 통해 국내 의약전문가 및 환자 등에게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의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 처방 및 치료 시 이를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FDA 임상시험 평가 결과, 5년간 약 1만2,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위약 투여군에 비해 로카세린 투여군에서 더 많은 환자가 암을 진단받았다. 로카세린 투여 환자(5,995명) 중 462명(7.7%), 위약 투여 환자(5,992명) 중 423명(7.1%)에서 원발암이 진단된 것이다.

로카세린 투여군에서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 일부 암 종류의 발생률이 높았고, 로카세린 치료 기간이 증가할수록 위약 대비 암 발생률의 차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의 위해성(암 발생 위험 증가)이 유익성(체중조절 보조)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를 결정해 병‧의원, 약국에서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처방·조제를 차단했다.

마약류취급자(약 5만여 명)들에게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직접 전달했으며, 의·약사들에게는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를 중단하고, 암 발생 위험과 복용 중지에 대해 환자에게 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받을 것을 당부했다.

벨빅은 미국 아레나 제약에서 개발해 미국 FDA에서 13년 만에 승인한 비만치료제로,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지난 2015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공급하고 있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삭센다’가 시판되기 이전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수년간 처방액 1위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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