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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한 3번 환자 치료에 쓰인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효과 주목
퇴원한 3번 환자 치료에 쓰인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효과 주목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2.12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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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병원, 신종코로나 치료 경과보고에서 밝혀
8일째 투여, 이튿날부터 바이러스량·폐렴증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진돼 명지병원이 운영하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입원했던 3번, 17번 환자의 증상이 호전돼 오늘 퇴원했다. 무증상 감염자인 28번 환자도 호전돼 곧 퇴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3번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명지병원 의료진이 투여한 에이즈 항바이러스제 ‘칼레트라’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이에 주목하고 있다.  

명지병원은 12일 원내 농천홀에서 ‘치료 경과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치료 과정의 임상의학적 일련의 투약을 비롯한 검사, 증상 및 치료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3번 환자 주치의인 박상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해 지난달 25일 입원했던 3번 환자는 29일부터 경미한 폐렴 증세가 동반됐지만 지난 2일부터 완화돼 입원 19일째인 오늘(12일) 퇴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치료 과정에서는 에이즈바이러스(HIV) 증식 억제제인 항바이러스제 ‘칼레트라정’을 투여했다”고 말했다. 

명지병원 측은 3번 환자 치료 과정에서 투여한 ‘칼레트라’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재균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폐렴 진단 후 입원 8일째부터 칼레트라를 투여했고, 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qRT-PCR)을 이용해 바이러스 검출량을 측정한 결과, 바로 다음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했고 폐렴증상도 완화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번 치료 과정에서 고위험군에 대해 초기부터 칼레트라를 투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다만 임상적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견상 해당요법을 통해 환자의 증상이 완화된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아직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확실히 입증된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차선책으로 실시한 대증요법일 뿐이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직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실히 검증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7번 환자의 주치의인 강유민 교수도 “싱가폴 세미나에 참석한 후 감염돼 지난 5일 격리됐던 17번 환자도 입원 8일째인 오늘 퇴원이 결정됐다”며 “이 환자는 근육통, 오한,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지난 7일부터 완화돼 이후에는 거의 증상이 없고 이어진 검사에서도 음성판정이 나와 오늘 퇴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8번 환자도 격리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병원은 판단하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이 입증된 사례이기 때문에 병원 측은 추적관찰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8번 환자를 동시에 맡고 있는 강 교수는 “이 환자는 당초 중국 귀국을 하려던 중에 확진자로 판정돼 입원한 것으로 입원했을 때부터 발열, 오한 등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병원 자체적으로 검사를 했을 때도 음성으로 확진됐다”고 말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28번 환자도 이르면 이번 주 내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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