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마스크값···제조사·약국·도매상, 누구 책임인가
폭주하는 마스크값···제조사·약국·도매상, 누구 책임인가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2.1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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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는 원자재 가격 반영, 조금 올랐는데···중간도매상 통한 사재기 기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시중에서 보건용 마스크 공급이 어렵고 가격도 폭등했다는 이야기에 기자는 11일 오후 서울 시내 약국 네댓 곳을 돌아봤다. 역시나 모든 약국에서 “현재 마스크는 모두 떨어졌다”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딱 한 곳만이 “현재 4개 남았다. 가격은 3000원”이라고 말했다.

평소 개당 600~700원 정도 하는 마스크의 가격이 3000원까지 폭등했는데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기자는 우선 “왜 이렇게 마스크 가격이 오른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자 도매업체가 처음부터 마스크 가격 자체를 올려서 받고 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코로나 사태’로 인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관련 제품 사재기 단속에 나섰지만 여전히 '특수'를 노린 도매상들의 사재기가 전국 곳곳에서 기승을 부려 현장에서는 단속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판매를 위한 ‘카톡방’까지 등장해 10만장에서부터 100만장에 이르기까지 대량 거래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창고에 105만장을 쌓아놓고 인터넷을 통해 14억 원에 판매하려 했던 ‘역대급 사재기’ 사범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단속에 적발됐다. 

이처럼 사재기를 시도하는 도매업자 대부분은 국내 도매상이나 중국에서 온 상인들로, 한국에서 1000~2000원에 마스크를 사면 중국에서 5000원이 넘는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이같은 사재기를 벌이고 있다. 특히 한국산 마스크의 인기가 높아 중국 현지에서 고가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린다는 전언이다.

이들 때문에 국내 마스크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르고 소비자들이 마스크 사기도 더 힘들어진 것이다.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국가적 재난이 이들 업자들에게는 폭리를 취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 호재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마스크 '제조사'들이 공장에서 출고하는 원가는 어떨까. 원가도 이전보다 많이 오른 것이 아닐까. 실상을 취재해 보니 제조사들의 공장 출고가는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기 이전과 비교해 오르긴 올랐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평상 시 KF94 마스크의 공장 출고가는 장당 125~300원선인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출고원가가 일부 상승했다고 하지만, 그런 곳들도 보통 400~500원 선이었다.

하지만 도매가의 경우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최고 2500원까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업자들을 거치며 기존 제조 원가 대비 10배 안팎에 거래될 정도로 폭등한 것이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의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마스크 제조업체 43곳과 협의해 100만개의 물량을 확보하고 공영홈쇼핑 채널을 통해 마진 없이 개당 1000원에 판매하겠다고 11일 발표했다.

하지만 다른 민간 홈쇼핑 채널과 비교하면 다소 고가이고, 이 같은 방식 자체가 일부 채널을 통해 극히 일부 물량만 싸게 판매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경로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만 커지고 결국 현재 시장에서 발생하는 마스크 공급 불안정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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