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산돼 18번째 확진자까지 나온 가운데 의료계와 야권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난하는 동시에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중국입 입국금지' 조치를 통해 환자유입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대한의사협회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5일 오후 용산 의협 임시회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함께 극복합시다'란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감염병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의 차단'"이라며 "국내로 유입되는 환자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회 확산 방지와 방역, 감염병의 조기진단과 치료도 중요하다"며 "조기진단과 치료 부분은 의료계가 최선을 다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최 회장은 지역사회 감염병 확산과 관련해 "미흡하지만 방역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해외차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의협은 4차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국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무리 국내에서 감염 확산을 막고, 조기치료에 노력하더라도 해외에서 의심환자가 계속 유입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치사율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수많은 국민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와 정치권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많은 국민들과 의료계가 원하는 대로 중국 전역으로 입국금지 조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을 듣고 우리 사회에 실현시키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며 "국민과 의료계의 목소리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정치권에 당부했다.

제1야당도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감염병 진단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의 노고와 희생을 치하하면서 "의료인들은 목숨 걸고 헌신하는 반면 위기상황에 대응해 나가는 정부는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비상시국에 컨트롤타워가 어딘지도 모르겠을 뿐만 아니라 우왕좌왕하는 방역대책을 보면 한심하다"며 "대통령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의료기관 잘못으로 문책하는 것도 모자라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다 뒷북대응을 하는 일까지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세계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를 언급하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보는 그만해야 한다. 의료계의 주장대로 정부는 중국 전역으로 입국금지 조치를 확대해야 한다"며 "제발 의료계 전문가 단체인 의협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의협 회장 출신인 신상진 한국당 신종 코로나 대책 TF 위원장도 "5년 주기로 신종바이러스가 발생하는 등 대한민국은 위기에 국면해 있다"며 "오늘도 감염 발생국가에서 1만명이 입국을 했을 뿐만 아니라 12번째 확진자는 662명을 접촉했을 정도로 감염 확산을 파악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정부의 초동 대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세계 71개국에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기 운항 중지 및 입국금지 조치 등을 통해 자국민의 주권과 생명·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형식적인 대책만 세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제와서야 제한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늦은 대처"라며 "지금은 '국면전환'이 필요할 때로, 확진자의 동선파악에 따른 접촉자 추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일단 집단 모임부터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신 위원장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사태가 오면 안된다. 지금도 정부의 초동대처 실패와 뒷북 대응으로 국민의 불안은 이미 고조돼 있다"며 "의협도 전문적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 정부가 실천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에선 황교안 당대표와 신상진 의원(우한 폐렴 대책 TF 위원장), 전희경 의원, 윤종필 의원, 박인숙 의원, 김명연 의원, 김순례 의원, 김승희 의원이 참석했으며 의협에서는 최대집 회장과 박홍준 부회장, 방상혁 부회장, 박종혁 대변인 겸 홍보이사, 정성균 기획이사, 김대희 홍보이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