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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확진자, 병원측 의심환자 보고에도 "중국 안 갔다"며 무시
16번 확진자, 병원측 의심환자 보고에도 "중국 안 갔다"며 무시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0.02.05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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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다녀와 내원, 의심소견에 보건소서 퇴짜
2번 환자, 상태호전돼 5일 중앙의료원서 퇴원 결정

태국 여행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진된 16번 환자와 관련해 이 환자가 방문했던 광주 ‘21세기병원’의 병원장이 정부에 감염이 의심된다고 보고했지만 방역당국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에 의심환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브리핑하고 있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브리핑하고 있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16번 환자와 관련해 코로나가 의심된다는 요청이 있던 것은 사실이며, 의심사례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기계적으로 답변을 드렸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광주 '21세기병원' 의료진은 16번 확진자가 외래진료를 본 뒤 발열과 폐렴 기운이 있어 신종 코로나 감염을 의심, 광산구 보건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광산구보건소 측은 “중국에 다녀오지 않았으니 해당 사항이 안 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의료진이 코로나 감염이 의심돼 당국에 보고했지만 "중국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당국이 퇴짜를 놓은 것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16번 확진자의 현재 건강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들었다. 이 확진자가 증상이 발현됐을 때 코로나 검사를 요청한 것도 맞는 사실인 것 같다"며 "당시에 보건소나 1339 방침이 태국을 다녀와서 발열이 있는 것은 검사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한 상황이어서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사례정의를 고치는 등 (범위) 확대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본부장은 "방역당국이 갖고 있는 역량에서 소화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검사나 조치가 진행돼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어느 정도까지를 기준으로 정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각 국가 역량에 맞는 사례정의를 정해 대응하고, 또 이것은 수시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오전 10시 기준, 1월 3일부터 누적 총 714명의 조사대상 유증상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시행했으며 이날 추가 확진 2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18명 확진, 522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격리해제, 174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확진자의 접촉자는 총 956명으로 이 중 6명이 환자로 확진됐다.

16번 째 확진자의 접촉자는 현재까지 306명이 파악됐다. 이 중 가족 4인을 대상으로 우선 검사를 실시했고, 가족 구성원 중 3명은 ‘음성’으로 확인됐으며 딸 1명이 확진돼 18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접촉자는 전남대병원에서 2번의 진료를 통해 접촉한 19명, 환자가 오랜 기간 동안 입원해 있던 광주 ‘21세기병원’에서 272명, 가족·친지 등 18명으로 총 306명이다.

상태가 많이 호전된 2번 확진자는 오늘(5일) 퇴원이 결정됐다. 2번 확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 중이었으며 인후통과 기침 등 증상이 호전되고 폐렴 등 엑스선 소견이 호전돼 2회 이상 시행한 유전자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확인돼 퇴원이 결정됐다. 2번 환자와 관련된 접촉자 자가격리는 7일 24시까지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퇴원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증상이 호전되고 24시간 간격으로 2번 검사했을 때 ‘음성’인 경우 퇴원 △증상이 호전되고 48시간이 경과한 후에 두 번 검사했을 때 ‘음성’ 두 가지 안에서 전문가들이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번 확진자의 경우 이 두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17번 확진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행사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말레이시아)가 있다는 내용의 회사 전체메일을 통해 전달받아 인지했으며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료 후 실시한 검사결과 5일 확진됐다.

말레이시아 환자의 확진(4일) 이후 현재 싱가포르 보건 당국에 의해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며 질본은 싱가포르 당국에 국내 확진환자가 있음을 통보하는 등 현지 역학조사에 공조 중이다.

한편, 질본과 국립보건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치료제 및 백신개발 현안 연구를 긴급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거 메르스 사태 이후부터 수행해 온 연구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연구진과 협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및 백신개발’, ‘바이러스 병원성 연구’ 등을 2월 중 착수할 예정이다. 연구비는 8억으로 책정됐다.

5일 오전 9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외 확진환자는 △중국 2만4324명(490명 사망) △홍콩 15명(1명 사망) △대만 11명 △마카오 10명 △태국 19명 △싱가포르 22명 △일본 19명 △베트남 10명 △네팔 1명 △말레이시아 10명 △캄보디아 1명 △스리랑카 1명 △아랍에미리트 5명 △인도 3명 △필리핀 2명(1명 사망) △미국 11명 △캐나다 4명 △프랑스 6명 △독일 10명 △핀란드 1명 △이탈리아 2명 △영국 2명 △러시아 2명 △스웨덴 1명 △스페인 1명 △호주 13명 등으로 집계됐다.

무증상 병원체 보유자는 △싱가포르 2명 △일본 4명 △독일 2명 △벨기에 1명이 확인됐다.

아래는 확진환자 세부현황과 16번 환자 이동경로다.

■16번 확진자(42세 여성, 한국인) *전남대병원 격리

(1월 25일) 자차 이용해 전남 나주소재 친정집 방문 후 20시 경 자택 귀가

(1월 26일) 종일 자택에 머무름

(1월 27일) 발열 증상으로 자차 이용해 9시경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의료기관(광주21세기병원) 방문. 동 병원에서 입원 중인 딸과 함께 1인실에 머물다 18시경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의료기관(전남대병원) 응급실 방문. 응급실 진료 후 22시경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의료기관(광주21세기병원)으로 자차 이동

(1월 28일~2월 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의료기관(광주21세기병원)에서 딸 간병 및 본인 진료 위해 병원 내 체류

(2월 3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의료기관(광주21세기병원)에서 진료 결과 임상 소견 악화돼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의료기관(전남대병원) 내원(응급실 환자분류소에서 선별진료소로 이동)

(2월 4일) 전남대병원 음압병상에 격리 중 확진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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