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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에 마스크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 때아닌 '특수'
코로나 확산에 마스크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 때아닌 '특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2.03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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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주문 쇄도에 4월 생산분까지 매진···아무리 돈 많이 줘도 구하기 힘들어

식약처가 인증한 보건용마스크(KF)를 생산하는 국내 모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요즈음 하루에 전화 통화만 30통을 넘게 받고 있다. 대부분 사업 관계자나 지인들로부터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냐"는 문의들이다.

A씨는 “현재 4월 생산량까지 주문이 꽉 찬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며 "심지어 사장님의 지인의 부탁이 들어와도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보건용마스크를 생산하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국제약품의 경우 안산공장에 국내 최초로 마스크 생산·포장 자동화시설을 구축해 놓고 KF94 제품 4종을 생산한 것이 졸지에 호재가 돼버렸다. 통상 1라인과 2라인에서 각각 일일 50만장까지 생산이 가능하지만 교대근무를 통해 1,2 라인을 모두 풀라인으로 가동하며 쥐어짜면 일일 최대 120만장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약 도매상을 통한 문의가 하루 종일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어서 ‘마스크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심지어 당장 현금을 줄 수 있으니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할 수 없냐고 하는데 당장 현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우리도 판매하고 싶지만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공급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마스크 생산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재 국제약품 외에도 JW중외제약, 유한양행,
동국제약, 일동제약, 보령제약, 동아제약 등 다수의 업체들이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뿐만 아니라 해외 주문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중국, 싱가폴, 필리핀 등지에서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기업들의 신뢰가 높아 ‘한국산 마스크’ 구매를 원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무역업자 J씨는 “한국산 보건용 마스크의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현재 중국과 싱가폴 등에서 수입을 원하는 곳이 매우 많다”며 “저에게도 당장 현재 1~2개 업체에서 50만개~100만개를 구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왔지만 한국에서도 품귀현상이 빚어져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스크 특수’에 마스크를 판매하는 주요 제약회사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여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과 비교해 급등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마스크를 비롯해 손세정제, 공기청정기 등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긴급 채널 편성에 나섰다. 제약회사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메르스, 중국발 미세먼지 등에 따른 효과로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마스크 매출을 꾸준히 신장시켜왔는데 여기에는 홈쇼핑을 통한 대량 판매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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