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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부터 써야 더 효과적인 '키트루다', 급여 확대될까?
1차부터 써야 더 효과적인 '키트루다', 급여 확대될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1.30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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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단독·병용요법으로 허가받은 최초 면역항암제
현재 2차부터 건강보험 적용, 비소세포폐암 1차 적용 놓고 정부와 협상

국내 암사망률 1위 폐암 환자들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투여할 경우 눈에 띄는 개선 효과는 물론, 장기 생존 가능성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환자들을 중심으로 키트루다에 대한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2차 요법부터 면역항암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1차 요법으로 먼저 사용하는 게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키트루다를 1차 요법으로 사용할 경우에도 급여가 적용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악성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 올해 매출 139억 달러 예상

한국MSD는 29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임상 연구 결과와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면역항암제 치료 전략과 향후 치료 트렌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국적 제약사 MSD가 출시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는 전체 폐암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단독 및 병용요법 허가를 받은 최초의 면역항암제다.

지난 2014년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로 악성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받은 이후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시장범위를 넓혀왔다. 발매 직후 4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은 올해 지난해보다 32억9000만 달러(3조8800억 원) 오른 139억 달러(약 16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말기 비소세포폐암 진단 후 곧바로 1차 치료에 사용할 경우 기존 항암요법 대비 5년 생존율이 4~6배 증가하는 것으로 국내외 연구에서 입증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7년 3월부터 국내에서 1차 단독 치료 요법이 허가되었고, 2019년 12월에는 단독, 병용 치료 요법 모두 권고됐다. 5년 생존율 데이터는 그 후인 2019년 ASCO에서 발표되었다. 현재 기존 화학요법 항암제가 듣지 않을 경우에는 2차 치료제로 환자들에게 건강보험 혜택도 주고 있다.

홍민희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키트루다는 국내 사망률 1위 폐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개선시켰고 장기생존 가능성까지 확인됐다”며 “특히 병용요법 허가로, 모든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1차 치료부터 면역항암제를 투여함으로써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차 치료'시 키트루다 효과 더 커, 내달 암질환심의위서 급여확대 논의

지난해 12월 23일 개정된 NCCN(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의 최신 가이드라인은 암세포의 표면이나 조혈세포에 있는 단백질인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또는 ALK(역형성림프종인산화요소) 변이가 없는 모든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의 효과를 인정했다. 즉, 여러 면역항암제들 중 유일하게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요법을 높은 권고 등급인 ‘Category 1’ 중에서도 선호요법(Preferred)으로 우선 권고한 것이다.

이 중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의 경우 병용요법과 함께 키트루다의 단독투여에 대해서도 ‘Preferred Category 1’ 등급의 1차 치료제로 권고했다. PD-L1은 암세포의 표면이나 조혈세포에 있는 단백질로 CD274, B7-H1이라고도 부른다.

암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L1, PD-L2가 T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1과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한다. 면역항암제는 T세포의 PD-1 수용체에 달라붙어 암세포의 회피 기능을 억제한다. MSD의 키트루다와 BMS의 '옵디보'가 작용하는 원리다.

2017년에 개정된 NCCN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암의 조직학적 분류에서 PD-L1 발현율이 50% 이상(positive)이고 EGFR, ALK, ROS1이 음성(negative)인 경우 키트루다를 1차 치료 약제로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환자들이 ‘일찍’ 면역항암제로 치료할수록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 단독요법의 반응률이 1차에서 41.6%, 2차에서 22.9%로 나타난 것이다.

홍 교수는 “말기 폐암 환자 세 명 가운데 한 명(27.1~36%)은 1차 치료 후 그 다음 2차 치료까지 이행하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치료를 포기해 처음(1차 치료)부터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MSD는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 1차 요법 등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상 중이다. 다음달 있을 암질환심의위원회에는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요법을 포함한 5개 적응증에 대한 안건 상정이 이뤄질 것으로 MSD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키트루다 1차 치료는, 환자의 장기 생존 가능성 또한 높여 글로벌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1차 치료 환자의 5년 전체 생존율은 23.2%, 2차 치료 이상 환자는 15.5%로 나타났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9)에서 발표된 KEYNOTE-001 데이터에 따르면, PD-L1 발현율에 따라 상이하지만 미국의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약 5%) 대비 키트루다 단독’ 1차 요법으로 투약한 환자의 생존율이 약 4~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모든 비소세포폐암 1차 환자로 치료 범위를 넓혔다.

홍 교수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모든 비소세포폐암 1차 환자에서 우월한 전체 생존율, 무진행 생존율, 객관적 반응률이 확인됐다”며 특히 “전체 반응률은 57.9%로 1차 단독요법과 비교해서도 높았고, 항암화학요법의 반응률인 38.4%에 비해서는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1차 병용 요법은 다음 차수 치료의 객관적인 종양 진행이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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