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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파타' 급여확대···ASCVD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새 치료법 제시
'레파타' 급여확대···ASCVD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새 치료법 제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1.2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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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SCVD) 초고위험군에 선택지 넓혀
경쟁약제 공급하는 사노피도 '프랄런트' 급여화 위해 노력 중

지난 1일부터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PCSK9 억제제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의 건강보험 급여가 초고위험군 ASCVD 환자를 대상으로 확대됐다. 제약업계는 이를 계기로 임상적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암젠코리아(대표:노상경)는 22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PCSK9 억제제 레파타TM(Repatha®, 성분명: 에볼로쿠맙)의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SCVD·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적응증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 ASCVD 초고위험군 환자와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중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확진 환자와 스타틴 불내성 환자의 치료에 대해서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은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생긴 죽종으로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 흐름이 막혀서 발생한다.  이를 1회 이상 경험한 환자는 재발 위험이 높고, 재발 시 사망률은 최대 85%에 달한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은 연간 약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ASCVD의 표준 치료 요법은 '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인정받았지만, 초고위험군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기저치가 높고 목표치는 낮아 일부 환자는 여전히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레파타에 대해 병용요법으로 보험급여가 인정됨에 따라 의료 현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사진·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병원장)는 이번 급여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 교수는 “2차, 3차 재발할수록 환자들의 사망률은 점점 더 높아진다. 초고위험군의 경우 주요 위험 인자인 LDL 콜레스테롤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번 급여 확대를 통해 레파타가 스타틴, 에제티미브와 병용하는 요법으로 인정돼 초고위험군의 LDL 콜레스테롤을 보다 낮춰 더 많은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재발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권 교수는 “사실 지금까지 의사들이 노벨상을 주고 싶은 약제가 있다면 스타틴이었는데, PCSK9 억제제는 이에 버금가는 혁신”이라며 “이번 급여 확대에 대해 학계에서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번 급여화 이전부터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레파타의 효과가 인정돼 이미 많은 처방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다.

이번 급여 확대의 근거가 된 FOURIER 임상에서 레파타 병용 요법은 기존 요법(스타틴+에제티미브) 대비 1차 복합평가변수(MACE+)는 15%, 2차 복합평가변수(MACE)는 20% 개선해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레파타 병용 투여군의 LDL 콜레스테롤은 기저치의 약 60%, 중앙값 30mg/dL으로 강하됐지만, 중증 이상반응을 포함한 10가지 세부 안전성 지표에서 기존 치료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많은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이 급여화 이전에 처방을 해왔던 것이다. 이번 급여화에 따라 레파타가 향후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의 표준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받는 이유다.

암젠코리아 노상경 대표는 “PCSK9 억제제 최초로 심혈관질환 적응증에 레파타가 급여화됨에 따라 국내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재발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심혈관질환 재발의 위험성과 레파타의 임상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려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초고위험군 ASCVD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급여가 확대됨에 따라 경쟁 약제인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를 제조·수입·판매하는 사노피도 프랄런트의 급여권 진입을 위해 정부 당국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치료 가이드라인은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심혈관계 질환 재발 예방을 위해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심장학회는 지난 2019년 55mg/dL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고 우리나라도 외국 추세를 따라가는 모습이어서 PCSK9 억제제 급여 확대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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