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노인요양시설 소속 간호사의 대리처방 수령은 '적법'"
法 "노인요양시설 소속 간호사의 대리처방 수령은 '적법'"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1.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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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기관 간호사에 대리처방한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치 취소
법원 "환자를 보호하는 간호사도 환자의 가족과 유사한 지위" 판단

노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신해 해당 시설에 소속된 간호사가 의사에게 처방전을 발급 받은 행위는 적법한 행위로 봐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의료급여법 위반 등을 이유로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등을 받은 A의료재단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A 의료재단의 청구를 인용해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 등을 모두 취소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6년 10월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복지부는 당시 조사 대상이었던 A의료재단이 “진찰료 산정기준을 위반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고, 원외 처방전을 발행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했다”며 2018년 10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특히 '대리처방'과 관련한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은 '가족'이 아닌 요양기관 간호사가 내원해 약제를 수령한 경우를 재진 진찰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되어있는데, “A 의료기관이 간호사가 내원해 약제를 수령한 행위에 대해 재진진찰료 등을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해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57조 1항에 근거해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을 내렸다.

이에 A 의료재단은 “거동이 어려운 요양시설 입소 환자의 경우 환자 본인이 매번 가족들과 함께 의료기관을 방문하기는 어렵다”며 “환자가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데 매번 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환자를 보호하는 간호사도 환자의 가족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즉 간호사가 환자 가족을 대신해 대리처방을 받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A재단은 또한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대리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 의료법이 시행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위 사건의 처분에는 재량권 일탈 남용의 위법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달 28일부터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법은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한 질병에 대해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 노인의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람이 처방전을 대리 수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노인요양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대리처방을 법적으로 인정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A 의료재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요양급여기준의) 취지에 비춰보면 노인요양시설의 간호사가 환자의 가족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규정을 유추 적용해 요양급여비용이나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구 노인복지법은 노인의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고 발견해 질환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로 노인의 보건복지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간호사는 노인요양시설에 상근하면서 환자의 건강상태를 충분히 알 수 있고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의 질환 등을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환자의 가족보다 간호사에 의해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구제받을 수 있게 됐지만, 다른 사례에서는 여러 병원들이 의료법 위반 등으로 부당한 제재와 처벌을 받았다”며 “개정 의료법 시행 이전에 부당한 제재나 불이익을 받은 의료기관에 대한 권리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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