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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비만약 챔피언 ‘벨빅’, 암 유발 가능성 제기돼
왕년의 비만약 챔피언 ‘벨빅’, 암 유발 가능성 제기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1.16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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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로카세린 임상연구서 암 발생 가능성 확인돼
의료계, 경계 분위기 속 "좀 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현재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강자'인 ‘벨빅’이 암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해외에서 제기됐다.

미국 FDA(미국식품의약국)는 14일(현지시각) 입장문을 통해 “임상 평가 분석 결과, 체중 감량 의약품인 로카세린 성분의 Belviq(벨빅), Belviq XR(lorcaserin)에 대한 안전성 임상 시험에서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암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아 로카세린이 암 위험에 기여한다고 확실히 결론내릴 수는 없다”며 “그렇지만 우리는 잠재적 위험을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임상 시험 결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검토를 마치면 최종 결론과 권장 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빅은 미국 아레나 제약에서 개발해 미국 FDA에서 13년 만에 승인한 비만치료제로,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지난 2015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공급하고 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삭센다’가 시판되기 이전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수년간 처방액 1위를 지켜왔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벨빅의 총 처방액은 115억 원으로 콘트라브, 제니칼, 아디펙스, 푸리민 등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삭센다가 시장을 재편한 2018년에도 매 분기마다 줄곧  20억 원대의 매출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미국 FDA의 발표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 최종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처방을 변경하기보다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A 가정의학과 의원 원장은 “FDA에서 구체적인 유의성이나 인과관계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이번 발표에 따라 처방에 신중을 기하고 향후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 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벨빅의 암 위험 가능성에 대해 환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만큼 아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처방에 있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삭센다가 독주하고 있고 나머지 품목들의 입지는 미미한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발표로 인해 벨빅의 처방량이 당장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벨빅 외에도 다른 안전성이 입증된 비만 치료제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치료 효과가 높지 않아 처방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번 발표로 인해 벨빅의 처방량이 급격히 감소하기보다는 영향이 있더라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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