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화로 처방전 발부 지시했어도 '무면허' 의료 아냐"
대법 "전화로 처방전 발부 지시했어도 '무면허' 의료 아냐"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1.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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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대리처방에 의사면허 정지된 의사에 파기환송
"의사가 처방전 내용 결정해 작성했다면 의사가 한 것"

의사가 전화로 환자를 진찰하고 의료인이 아닌 간호 조무사에게 처방전을 작성했어도 이를 의사면허 자격정지 사유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대법원이 14일 밝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구 의료법(2013년 4월 개정되기 전의 의료법) 위반 행위로 의사면허 자격이 정지된 의사 A씨가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자격정지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2월 병원 외부에서 전화를 통해 간호 조무사에게 환자 3명의 처방전을 발행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A씨가 한 행위가 “구 의료법 27조 1항 위반에 해당한다”며 2017년 1월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을 처분했다.

구 의료법 27조 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로 허가된 행위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가 간호사를 통해 처방전 발행을 지시한 것이 적법한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환자들과 통화하여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간호조무사에게 단순 입력행위만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대전지방법원과 대전고등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됐다. 

하지만 이상의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의사가 처방전의 내용을 결정하여 작성한 이상 구 의료법 27조 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화로 했어도 의료행위 자체는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가 아니라 '의사' A씨가 한 것이므로 해당 조항의 위반 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스스로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할 뿐 (전화로 진찰하는 등)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법이 금지하는 대상을 판단할 때 의료인의 '진찰 여부'가 핵심이지 진찰을 얼마나 성의있게 했느냐가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전화로 진찰한 행위가 법에 위반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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