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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총선 출마계획 없다"···지금은 "회무에 집중할 때"
최대집 회장 "총선 출마계획 없다"···지금은 "회무에 집중할 때"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1.13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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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서 밝혀···설 이후 전문성 필요한 정책·의무·보험이사 교체 예정
의료정상화 관련 "'수가 정상화'와 전공의 '교육 수련비용 국고지원'에 매진"
대통령 독대 기회 있다면 "의료를 정치에 희생시키지 말라" 얘기할 것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겠다"는 구호가 상징하듯 강력한 투쟁의지를 바탕으로 제40대 의협 회장에 당선됐다. 회장 취임 후에도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정부를 상대로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그랬던 최 회장이 ‘투쟁’의 강도가 회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작년말 '불신임' 여부를 묻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작년말 '탄핵' 위기를 넘긴 뒤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게 된 최 회장은 이제 3년 임기 가운데 1년여 정도를 남겨놓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자년 새해를 맞아 남은 임기 내 계획과 추진 사업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Q.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집행부 임기가 3년차에 들어섰는데 앞으로 추진할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새해에도 의료계 절체절명의 목표이자 40대 집행부의 지상과제인 ‘한국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 '문재인 케어'가 전면 재검토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집중하는 동시에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반의사불벌제' 폐지를 비롯해 ‘진료거부권 보장’, 독립된 면허관리기구를 통한 ‘자율규제권 및 면허관리체계 확보’, 21대 총선과정에서 ‘의료계의 정치적 역량 강화’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의협 집행부 임기마다 '집행부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리고 있다. 40대 집행부 역시 예외가 아니었는데, 이 같은 상황에 구조적인 문제는 없나.

의협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제출되는 상황이 37대 집행부 때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료계가 커다란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을 때마다 불신임안과 함께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렸다. 

이번 집행부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 강제 지정제와 낮은 수가,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의사의 소신 진료와 의학적 진료를 방해하는 규제 요소와 의료계를 조이는 국회의 악법 발의 등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40대 집행부는 물론, 어떤 집행부가 회무를 수행하더라도 회원들로부터 불만을 듣고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는 '거버넌스'를 통해 효율적으로 회무가 집행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의협은 의사들의 권익과 최선의 진료환경, 국민의 건강권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집행부와 대의원, 회원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 40대 집행부는 정관 개정을 통해 조직구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Q. 40대 회장 당선 직후 1년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일각에선 회장 취임 후 20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현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쟁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회원들이 원하는 것은 ‘의료개혁과 의료 정상화’라고 생각한다. 20개월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투쟁 수단으로 1인 시위를 비롯해 집회, 성명 발표, 목숨을 건 단식투쟁, 전국대표자대회 개최 등을 진행해 왔다. 이런 '사즉생'의 각오를 분명하게 천명했기에 정부도 대화 재개를 요청해 왔다고 생각한다. ‘총파업’은 유보상태라 할 수 있다. 

대정부 투쟁의 기조 역시 유지되고 있다. 의정협의가 재개됐다고 해서 투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투쟁과 협상은 병행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며, 투쟁이 없다면 협상력을 가질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와의 대화에서 최대한 성과를 얻어내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할 말은 하면서 의료계의 목소리는 더욱 강하게 낼 것이다. 만약 정부가 의지없이 시간만 허비하거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더는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Q. 의정협의는 4차 회의까지 마무리됐다. 성과가 있나. 

정부와 거대담론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부와 "신뢰 회복을 위한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의정협의에서 정부와의 합의안이 결정되면 회원들에게 공론화할 것이다. 내부 공론화를 거쳐 회원 대부분이 동의하면 구체적인 실행단계에 들어갈 것이다. 회원들에게 의정협의안을 공개한 뒤 2주 내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Q. 만약 시도회장단과 대의원회가 의정협상 중단을 권고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투쟁을 위해선 명분이 필요하다. 만약 시도회장단과 대의원회가 협상 '중단'을 권고한다면 "의정협의의 성과물이 미미해 회원들로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협상을 중단하고 신속하게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의료계는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화합’과 ‘단합’을 과시하는 기회를 얻었다. 유리한 지형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방향이 정해지면 전 의료계의 투쟁 의지에 불이 붙을 것이라 생각한다.

Q. 40대 집행부 이사진에선 겸직이 눈에 띄게 많아 보인다. 인사의 원칙을 소개해 달라. 

현재 겸임을 하는 이사는 3명으로, 특별히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중 2명은 상근직으로, 직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과 범위가 비상근직에 비해 월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겸임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인사 원칙과 관련해선 해당 직무에 문제가 노출되거나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게 될 경우에 임원에 대한 인사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의협은 다른 기업과 달리 집행부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돼 있다. 기본적으로 회무의 지속성을 훼손하지 않고 혼란을 최소화하며 변화와 혁신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 균형 잡힌 인사를 지향하고 있다. 향후 설 명절 이후 전문성이 필요한 정책·의무·보험이사의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Q.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달라. 

의료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 다니면서 '어느 당 비례대표 1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20년 4월 총선은 의료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정치 일정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40대 의협 회장으로서 현재 의협 회무와 의정협의, 4월 총회, 수가 정상화, 각종 법안 해결 등 산적해 있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회무에 집중해야 할 때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냐는 조언도 들었다. 회원들의 의견을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재는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 

Q. 임기 초부터 이야기하고 있는 '의료개혁'과 '의료정상화'는 거대담론이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의료정상화를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집행부 임기 3년 내에 (현실적으로) 의료개혁과 정상화를 마무리하지는 못한다. 다만, 현 집행부가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낸 후 나머지를 다음 집행부에 넘겨주는 것이다. 

(의료정상화와 관련해) 첫 번째는 ‘수가 정상화’다. 이를 위해 5개년, 7개년 계획을 세워놓고 다음 집행부가 이어갈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 놓을 것이다.

두 번째는 '전공의 교육 수련비용 국고지원'이다. 수련병원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1조원 가량의 국고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꺼번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법 제정을 통해 한 번에 2000억~3000억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대학 사회의 다양한 변화가 이뤄져 의료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Q. 만일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얘기를 하겠는가. 

딱 '한 마디'만 허락된다면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의료인들의 피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의료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희생시키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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