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을 품고 걸어보는 문화유산의 길
새해 소망을 품고 걸어보는 문화유산의 길
  • 김진국
  • 승인 2019.12.3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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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64.完) ‘경주 석굴암길’
김 진 국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 진 국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천녀고도 경주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수많은 소중한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신라시대 건축을 대표하는 석굴암은 국보 제24호로 우리나라 국보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석굴암은 건축적 구조뿐 아니라 아름답고도 사실적인 조각품들의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 신라인의 얼과 소중한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
토함산은 예로부터 불교의 성지로 자리 잡아 산 전체에 많은 유물과 유적을 품고 있는 신라인들의 얼이 깃든 영산이다. 불국사 주차장에서 석굴암 주차장까지는 2.2km의 산길로 처음에는 나지막한 언덕길이고 나중에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아름다운 길이다. 석굴암 일주문에서 석굴암까지는 잘 닦여진 평평한 길로 남녀노소 걷기 편한 산책로이다.  

하루 전에 미리 경주로 내려가면서 맑은 날씨로 일출을 보며 소망을 빌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자연스런 미소가 얼굴 가득이다. 불국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산행의 시작점인 불국사 일주문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걸었던 이 길을 이제는 성인이 된 아들과 함께 걸으니 감회가 새롭다. 길거리 판매대에는 흥미롭고 신비한 기념품들과 먹거리들이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확 트인 산책로에 들어서니 추위로 움츠렸던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길 가운데에는 돌들로 포장이 되어 있어 발마사지를 하며 걷는 느낌이다. 길 가의 배수로에는 물 대신 낙엽들이 바람에 흐르고 있다. 쉬엄쉬엄 길 가의 안내판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보며 걸으니 계단이 기다린다. 계단을 하나씩 오르다 보니 멀리 경주의 풍광이 한 점의 수묵화처럼 눈에 들어온다. 조용한 산 속에서 어디선가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목적지에 다다름을 알려주는 반가운 희망의 소리다.

■ 한 해를 마감하는 일몰과 새해 소망을 담은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석굴암
종종 걸음으로 석굴암 일주문을 지나 석굴암으로 향한다. 30여 년 전에 수학여행을 와서 반쯤 감긴 눈으로 일출을 보러갔던 추억의 길이다. 석굴암에 들어서는 순간 화려하고 정교한 조각상들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다. 조각상들의 배열이 하나의 작은 사원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니 그저 신비롭고 존경스럽다. 내려오는 시간은 일몰 시간과 맞아서 붉은 노을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해님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저녁을 든든히 먹고 야경이 아름다운 안압지(동궁과 월지)로 향한다. 이곳은 신라 왕궁의 별궁으로 태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었고 나라의 경사 때에는 성대한 연회를 베풀던 곳이다. 주차장은 이미 야경명소를 알고 찾아온 차들로 가득하다. 입구를 들어서니 조명발을 받은 동궁의 모습이 황홀하다. 달이 아름다운 연못인 월지(月池)의 야경은 더욱 가관이다. 연못을 따라 건너편에서 바라본 물 위에 비춰진 멋진 풍광을 추억 속 사진에 담아본다. 

희망찬 새해를 알려주는 첫날 새벽에 해님을 맞이하기 위해 석굴암으로 향한다. 오색불빛의 연등이 가는 길을 안내해 주니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2시간여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와서 저마다의 소원을 빌기 위해 해님이 떠오르기만을 기다린다. 붉은 기운이 하늘을 덮더니 멀리서 서서히 붉은 얼굴을 내민다. 멋지게 떠오르는 새해의 첫 해님께 우리의 소망을 빌고 동해로 가서 멋진 주상절리를 감상 후 집으로 향한다.

여행 TIP.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가 되면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보고자 일출 명소마다 인산인해다. 전국의 일출 명소로는 동해안에는 강릉 정동진과 포항 호미곶, 남해에는 부산 해운대와 해남 땅끝마을, 서해에는 당진 왜목마을, 제주에는 성산일출봉, 서울에는 아차산과 상암 하늘공원이 대표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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