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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9··· 의료계 '올해의 어록'
아듀~ 2019··· 의료계 '올해의 어록'
  • 의사신문
  • 승인 2019.12.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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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의료계는 '다사다난'이란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에게서 시작됐고 결국 그 단초는 그들이 한 '말'입니다. 누군가는 그 말로 칭송을 받았고 누군가는 의도했던 바가 어떠했든 설화를 겪기도 했습니다. 올 한해동안 의료계에서 회자되고 화제가 됐던 발언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감옥에 가야 한다면 감옥으로 들어가 옥중투쟁을 하겠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지난 8월에 개최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한 발언. 지난 여름 장기간 단식을 벌이며 대정부 투쟁에 나섰던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최선의 진료를 위한 근본적인 의료개혁 쟁취를 위해 앞장설 것이며 의료계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으면 무기한 의사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옥중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취임 당시부터 의료계에서 '투쟁’의 아이콘으로 인식됐던 최 회장이지만 최근 일부 회원들로부터 투쟁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연말 임시의총에서 '불신임' 여부를 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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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도 이 자리에 있을 것 같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지난 7월 세종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월 개각설과 관련해 한 발언. 박 장관은 이날 "인사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도 하며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당시엔 김수현 청와대 전 정책실장이 유력한 차기 복지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등 박 장관의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으나 후임자 검증 과정에서 결국 박 장관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자신의 발언대로 '연말'까지 자리를 지키게 되면서 관가에서 박 장관이 ‘예언가’로 등극했다는 후문이다. 

“일개 의사 한 명이 정부와 오산시를 이길 수 없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시 보건소가 세마역에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을 갖춘 평안한사랑병원 운영을 허가하면서 지역주민들 간에 갈등이 발생했다. 일부 주민들이 의료시설 중 정신병원 및 격리병원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곳에 정신병원이 들어섰다며 반대했기 때문. 당시 이곳이 지역구인  안 의원이 공청회에 참석해 해당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다"는 등 위협 발언을 하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최대집 의협 회장이 국회와 안 위원장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의료계의 메카’인 옛 의협회관으로 찾아와 달라“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 

지난 7월 최대집 의협 회장이 ‘의료개혁’을 요구하며 대정부 단식투쟁에 돌입했을 당시,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이 회원들의 투쟁 동참을 요청하며 한 말. 당시 박 회장은 제일 먼저 최 회장의 단식투쟁 장소를 찾아 "회무가 단절돼서는 안된다"며 최 회장에게 '비상천막집행부'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의협 상임이사회의를 비롯해 16개 시도의사회장 회의, 임원 워크숍, 전문 학회 의료계협의체 등이 옛 의협회관에서 개최되면서 최 회장의 단식투쟁이 의료계 안팎의 관심을 끄는 계기가 됐다. 

“이 나이에 포마드를 바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소공동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8회 한미참의료인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9월 국회 본청 앞에서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한 바 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현역 여성 의원으로는 두 번째로 삭발을 해 화제가 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박 의원은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다고 하는데 포마드를 바르니 좀 난 것 같다”고 해 청중의 웃음을 유도한 뒤 “정치가 엉망이니 그 여파가 의료계도 망가뜨리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나라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터무니없다(ludicrous). 누구든 이 논문을 리뷰하는 건 시간낭비일 뿐” (잭 윌킨슨, 영국 생물통계학자)

지난 12월 4일 영국 생물통계학자인 잭 윌킨슨(Jack Wilkinson)씨가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를 주장한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김동일 교수의 논문에 대해 자신의 SNS에 게재한 내용. 윌킨슨씨는 김 교수가 해외 학회지에 게재하려던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논문에 심사자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논문 초록을 받아본 뒤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논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심사를 거절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전자담배에 대한 현실적 접근 필요해”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지난 9월 국회에서 개최된 한 토론회에서 최재욱 고대 교수는 "영국의 경우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대비 덜 해로워 니코틴 대체제로 액상형 전자담배를 권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 전문가가 공개적으로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유해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이에 '전자담배도 똑같은 담배'라며 유해성에 있어 전자담배와 연초담배 간에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식약처는 "덜 해로운 것이 맞는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최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분명히 나한테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씨. 이렇다 할 치료법에도 효과를 보지 못했던 그는 결국 지난 10월 유튜브에서 항암 효과가 있다고 소개된 개 구충제를 복용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로부터 11주가 흐른 지난 크리스마스에 김씨는 SNS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개 구충제를 복용한 지 한달쯤 지났을 무렵에도 혈액검사 결과가 정상적으로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암 환자들의 개 구충제 복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식약처는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펜벤다졸 정보는 사실이 아니며, 암환자에게 사용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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