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법 불발에 정치권 책임공방···'내부의 적'은 누구?
공공의대법 불발에 정치권 책임공방···'내부의 적'은 누구?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2.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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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의원들 국회 기자회견서 "민주당 의원이 반대해 찬물 끼얹어"
당사자에 윤일규·오제세 거론···공공의대법의 명분없음 자인한 셈 지적
3일 오전 10시20분 국회 정론관에서 공공의대법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용호 무소속 의원
3일 오전 10시20분 국회 정론관에서 공공의대법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용호 무소속 의원

지난 달 국회에서 공공의대법에 대한 법안심사가 불발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공공의대가 들어설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법안 심사과정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서로 힘을 합쳐도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군끼리 싸우면 어쩌냐"는 얘기가 나온다. 

전북 남원이 지역구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을 비롯한 전북 지역 국회의원 9명(비례대표 1명 포함)은 3일 국회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국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민주당이 공공의대법을 처리 최우선 법안으로 지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재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특정 의원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이 나와 논란을 빚었다. 이용호 의원은 "공공의대법이 민주당 당정안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이 반대의견을 내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그 중에는) 공공의대법 통과를 학수고대하는 남원시민과 전북도민에게 찬물을 끼얹는 발언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비록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과 의료계에서는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가 공공의대법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가운데, 의사 출신인 윤 의원이 여당 소속임에도 올해 국감 및 공청회 등에서 공공의대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의료계와 결을 같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법안에 명시된 의무복무 10년은 헌법 제15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위헌소지가 있는 규정"이라며 "남학생으로 따졌을 때 의대 과정을 빼더라도 군복무 3년, 전공의 수련기간 5년, 의무복무 10년 등 총 18년을 근무해야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의대법에 적시된 지나치게 긴 의무복무 기간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지난 달 22일 국회 복지위 공청회에서는 "의료인 수를 늘린다고 취약한 공공의료가 개선되는 게 아니다"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의원은 당시 "독일은 의료비 증가를 위해 의사 수 제한을 강제하고 우리나라도 10년뒤면 의사 수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넘게된다"며 "공공의대를 통해 의사가 사회로 나올 시기를 고려하면 의사 수는 크게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일규 의원 측은 공공의대 설립에 문제점을 지적한 바는 있지만 설립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일규 의원실 관계자는 "윤 의원이 공공의대 설립 과정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지적해 온 것은 맞지만 공공의대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이용호 의원이 어느 의원을 겨냥해서 한 발언인지는 모르겠으나 윤일규 의원이 의사출신이어서 그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법안소위에서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오제세 의원이 소위과정에서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제세 의원실 관계자는 "오제세 의원은 의사 인력을 늘리고 공공의료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 정원 49명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공공의대법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내분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결국 공공의대 설립이 의료공급 확대라는 명분보다는 '당리당략'과 지역구 챙기기용이란 걸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안심사 과정에서 소신에 따라 찬반을 논하는 것에 까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주당 의원은 여당이기 때문에 무조건 법안통과를 찬성했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은 잘못됐으며 특정 의원에 대한 비난을 조장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도 “공공의대 문제는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정치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철저한 득실을 따져야 할 문제”라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해서 여당도 무조건 찬성만 하는 게 좋은 현상은 아니다. 반대 의사를 표현한 민주당 의원도 충분한 검토를 통해 자신의 식견에 따라 정당한 의견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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